아마존닷컴의 달콤한 유혹?

아마존패션

아마존닷컴이 미국내 의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초강수를 두고 있다.

과거 자체 브랜드 확대를 위해 벤더들을 상대로 납품 단가 인하를 과도하게 요구하던 방식에서 최근 나름의 상생 체계를 선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마존닷컴이 최근 의류 벤더들을 대상으로 만든 상생 구조는 아마존닷컴을 통해 소매 판매되는 제품의 45%를 벤더들에게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이다. 10달러에 판매되는 제품은 4.5달러, 100달러 제품은 45달러를 벤더에게 제공하는 식이다. 의류 소매업체는 도매 업체에서 구입한 제품 가격에서 3배~5배 가량을 더해 기본 소매 가격에 책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기본으로 점차 가격을 낮추며 판매를 촉진하는 방식이다. 아마존닷컴은 마진은 줄이는 대신 판매량을 늘리고 벤더에게도 적정한 공급가격을 책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제품에 대한 기획 및 생산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빠르게 변하는 온라인 판매 동향에 유연하게 대처 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여기에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까지 어느정도 확보한 상태면 판매량도 빠르게 늘수 있는 장점이 있다. LA지역 한인 의류업계와 가장 적합한 구조인 셈이다. 아직은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에 있는 대형 의류벤더들에게 제안을 하고 있지만 조만간 LA지역 한인 의류업계와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라보는 한인 의류업계의 시각은 갈리고 있다. 당장은 판매처 확대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최근 몇년사이 거래처가 크게 줄었고 그나마 유지중인 공급처 역시 조건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주문량은 감소하는 상황에서 아마존닷컴과 직거래가 시작되면 당장 매출 확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마존 패션 부문은 일부 브랜드 패션 제품들과 10여개에 달하는 자체 제작 브랜드 판매와 함께 의류 생산 및 도매업체에서 제품을 사와 아마존닷컴에서 소매로 판매하는 소규모 업체들로 구분된다. 특히 소규모 업체 상당수는 LA지역 한인 의류업체에서 제품을 구입해 판매하는 방식이었다.

아마존닷컴 패션 부문은 이미 연간 3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고 해 마다 매출이 수직 상승해 2020년에는 600억 달러, 25%라는 막대한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신용평가 기관 피치(Fitch)를 통해 나온바 있다.

아마존닷컴은 현재 패션부문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업체 이른바 개미군단의 유통 구조를 한단계 줄여 생산 및 도매 판매 업체와 직거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자연히 중간 유통 과정상 발생하는 마진을 없애 아마존닷컴의 수익을 늘리겠다는 셈이다.

한인 의류업계 입장에서 보면 당장은 달콤한 유혹이 맞다.

보통 10달러 미만으로 납품한 제품이 최소 30달러에서 많게는 50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소매 판매되는 구조를 봤을때 소비자들이 구매한 금액 대비 45%를 납품 대금으로 회수한다면 기존 거래방식과 비교해 많게는 2배 가량 영업 이익이 늘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마존닷컴의 패션부문의 성장세를 봤을때 판매량 역시 기대를 휠씬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올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10년 넘게 거래해온 이른바 ‘개미군단’바이어들과는 더이상 거래 관계가 유지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일부 중대형 의류 업체에 납품하는 제품과 중복 될 경우 이 역시 관계 유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행히 아마존닷컴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준다면 매출이 오히려 늘수도 있지만 특정 업체에 거래가 몰리는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아마존닷컴은 교환, 환불, 배송 등 까다로운 조건과 관련 시스템도 마련해야 하고 빠른 배송이 중요한 온라인 특성상 일정 물량 이상의 재고도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대형 여성복 업체 앰비앙스 노상범 대표는 “유통 흐름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각 업체에 맞는 대응 전략 수립과 이를 꼼꼼하게 챙기면서 실행하는 능력이 중요시되고 있다”며 “최근 아마존닷컴의 거래 환경 변화는 큰 기회로 볼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때 위험 요소도 많은 만큼 신중한 판단과 선택이 필요할때”라고 강조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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