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항공사 유나이티드 ‘덕’좀 볼까?

대한항공

공급석 과잉으로 고심중인 국적항공사가 미국계 유나이티드항공 ‘덕’을 조용히 기대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는 10월 27일 부터 LA와 싱가폴을 연결하는 직항편을 매일 1차례씩 운항하기로 했다. LA-인천 공항에 비해 2800마일이나 더 8700마일에 달하는 긴 장거리 노선을 취항함에 따라 현재 싱가폴-인천-LA를 경유편으로 운항중인 싱가폴 항공이 안방을 뺏길 처지에 놓였다.

이미 지난해 7월 같은 유나이티드항공이 샌프란시스코와 싱가폴을 연결하는 직항편을 취항해 싱가폴항공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기존 싱가폴-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직항편으로 바꾼 바 있다.

이로 인해 인천과 미국 서부 도시를 연결하는 운항권을 같은해 10월부터 LA로 돌려 현재까지 운영중이다.

특히 유나이티드항공은 LA-싱가폴 노선 취항을 기념해 현재 11월 기준 가장 저렴한 항공권이 630~640달러에 불과하다. 이 기간 싱가폴항공이 인천을 거쳐 싱가폴로 향하는 가격은 670~700달러선으로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유나이티드의 전략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싱가폴은 유럽과 중동, 오세아니아, 멀리는 아프리카까지 향하는 중간 기착지로 이런 지리적인 장점을 살려 이미 10여년 전 부터 허브 공항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유나이티드항공이 지난해 부터 미주와 싱가폴을 연결하는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장함에 따라 싱가폴 항공은 졸지에 안방을 뺏기게 된 모양새다.

국적항공사가 기대하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싱가폴항공이 샌프란시스코처럼 LA도 인천 경유가 아닌 싱가폴까지 직항으로 노선을 변경을 내심 바라고 있다.

현재 매일 1차례씩 싱가폴을 출발해 인천과 LA를 연결하고 있는 싱가폴 항공의 1주당 공급석은 1800석을 넘어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1만2628석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싱가폴항공이 빠지면 14%가량 공급석이 줄게돼 몇년사이 현저하게 낮아진 항공권 가격을 어느정도 정상화 할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하지만 국적사들의 기대는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9000마일에 달하는 초장거리를 소화할 만한 기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는 9000마일 이상 운항이 가능한 보잉사의 최신기재인 B787-9드림라이너를 이 노선에 투입한다.싱가폴항공이 LA-싱가폴 노선을 직항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에어버스가의 신기종 A350장거리 기종이 인도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변칙적으로 기존에 운영중인 항공기에서 좌석 일부를 덜어내고 연료 탱크를 늘리는 방법도 있지만 효율이 떨어져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미국행 수요가 급증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현지 한인은 갈수록 줄고 있고 특히 유학생은 몇년사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현상을 겪고 있어 현재와 같은 공급 과잉에 따른 부담이 커질수 밖에 없다”며 “무리하게 노선에 뛰어든 싱가폴 항공이 노선을 변경하고 국적사가 투입하는 기종 역시 좌석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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