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생리대 조사 발표 앞둔 식약처, 불필요한 논란 종식해야

계란파동에 뒤이어 한 여성환경단체의 생리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검출시험으로 대한민국이 또한번 들썩였던게 달포 전이다. 세월이 약이라고 무뎌진 듯도 하지만 불씨는 잠복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 전수조사 결과를 곧 발표한다.

천생리대, 일회용생리대, 생리컵 등 국내 시판 56개 사 896개 품목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다. 벤젠, 포름알데이드, 스티렌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10종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이달 말 나온다.

식약처는 생리대파동에서 두번을 실기했다. 그 결과 국민과 시장을 큰 혼란에 빠뜨렸다.

생리대 관련 논란을 정리해줘야 할 식약처는 여론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했다. 지난달 릴리안 생리대의 부작용 논란이 최초로 불거졌을 때 식약처는 주무부처로서 허가 및 관리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오해를 해소하기는 커녕 수거검사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여성환경단체의 시험결과 발표를 일임받았을 때도 유해성 유무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 없이 수치만 대신 발표하면서 문제를 더 키웠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재앙에 가까웠다.

국민들은 생리대를 공포의 발암물질 덩어리쯤으로 인식하게 됐고, 해당 기업들은 국제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국내 판매는 물론 생산과 수출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한류상품 대열에 오를 정도로 외국인에게 인기 있던 품목이 망가지는 데 걸린 시간은 순간이었다. 시험 대상에서 빠졌던, 유해물질 함량을 알 수 없는 중국산 등 수입제품이 반사이익을 거두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생리대에서 검출됐다는 유해화합물은 10억분의 1g 정도다. 연구목적의 초정밀 분석으로나 가능한 극미량이다. 이는 전문가들이 누차 밝히듯 우리가 숨쉬는 공기에 존재하는 수준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식약처가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문제가 커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구미 선진국과 달리 생리대를 약사법에 의해 의약외품으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품목별 사전 허가제도에 의해 안전성, 유효성 및 품질관리계획 등을 승인받아야 한다. 더 나아가 식약처는 지난해 9월부터 시중 판매 생리대의 성분을 분석하고 위해성을 평가하기 위한 준비도 해왔다.

이제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한국의 발표를 주목하게 된 상황이다. 아직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 측정방법도 없고, 관련 기준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한데 시험방식을 보고 있노라면 시중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식약처는 생리대를 동결·분쇄 후 고열(120도)로 가열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실사용 조건과도 다를뿐더러 생수의 유해화합물 검출을 시험하기 위해 생수병을 분쇄, 가열해 시험하는 것과 같은 논리여서 논란을 부채질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는 유해성 여부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야 한다. 다시금 무의미한 수치에 놀아나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비교의 실익도 없는 수치들이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는 일이 재연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식약처가 심판의 입장에서 유해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명확한 관리기준을 확립해주길 국민과 관련 기업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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