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양대 지침’ 폐기, 노사정위 복원 계기돼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 열린 첫 기관장회의에서 그간 기업 인사노무관리에 관한 정부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되어 오던 ‘공정인사지침’과 취업규칙 작성ㆍ변경 심사 및 절차 위반 수사 시 근거가 되어온 ‘취업규칙 해석 및 운영지침’의 폐지를 공식선언했다.

지난해 1월 발표된 양대지침은 저성과자 해고요건과 취업규칙 변경요건을 완화해 직무능력과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해 나가는 동시에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자는 이전 정부 노동개혁의 핵심이었다. 그런 정책이 불과 2년도 안돼 수정도 아니고 폐기된 것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나 파리바게트 불법파견 논란 등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 정책으로 보아 노동계의 ‘앓던 이’였던 양대지침의 폐기는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이미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에 포함됐을 뿐 아니라 김 장관 자신도 청문회 과정에서 같은 의견을 밝힌만큼 양대지침의 폐기는 초읽기 상태였던 것도 사실이다.

폐지가 결정된 마당에 양대지침의 옳고 그름이나 필요성 여부는 이제 더 이상 논란의 대상이 아니다. 지침 발표 후 2년만의 폐지라는 냉온탕식 노동정책으로 인한 경제 후유증 최소화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는 의미다.

유일한 길은 노사정위원회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파행 상태인 노사정위의 복원이다. 노사정위는 1998년 출범했지만 정리해고와 파견제 허용을 반대하며 민노총이 불과 1년만에 탈퇴하고 지난해 한노총마져 빠져나가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미 노동계는 문재인 정부들어 원하는 것의 상당부분을 과격하다싶을만큼 빠른 속도로 얻어냈다. 그만큼 노사정 복귀 거부의 명분도 상당부분 사라졌다. 게다가 고용노동부 장관과 노사정위원장은 노동계 출신 인사들이다. 정부 역시 노동계와의 대화에 적극적이다. 완연히 노동계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더 이상 거부할 명분이 없다. 그럼에도 민노총은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ㆍ제도 개정과 노정 간 신뢰 구축 우선을 주장하고, 한노총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여전히 노사정위 복귀에 부정적이다.

사회 변화에 맞춰 노동계도 인식과 자세를 바꿔야 한다.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 비정규직 해결 등은 정부나 기업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다.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 사회적 대타협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노동계의 양보도 필요하다.

타협은 대화를 통해 시작된다. 원하는 것 다 얻었거나 뺐길거 다 뺐기면 대화나 타협에 나설 이유가 없다. 이미 많은 걸 얻은 노동계다.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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