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지구는 자원순환시스템으로 46억년 버텼다

지구의 나이는 46억 살이다. 지구에 처음으로 생명체가 등장한 것은 35억 년 전이다. 그동안 지구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생명체가 태어나고 죽어갔다. 지구의 입장에서는 사체 쓰레기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부 화석을 제외하고는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자연에 장착된 철저한 쓰레기처리 시스템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동물이 죽어 사체가 발생하면 독수리나 늑대 등 육식동물이 일차로 청소를 한다. 남는 것이 있으면 작은 동물이나 파리, 개미, 딱정벌레 등 곤충이 차지한다. 이들은 동물의 사체뿐 아니라 배설물까지 처리한다. 그래도 남는 것이 있으면 미생물이 분해시킨다. 이렇게 촘촘한 자원순환시스템이 지구의 건강과 청결을 유지해 준 것이다.

그런데 지구는 스스로 만들지 않은 물질을 처리하지는 못한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새로운 물질을 만들고, 그것이 쓰레기로 나오면서 지구의 자원순환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 1950년대부터 사용된 플라스틱이 문제다. 최근 미국 연구진은 2015년까지 전 세계에서 83억t의 플라스틱이 생산되고, 63억t이 폐기됐다고 발표했다.

세계인구 1인당 1t 가량 폐기된 것이다. 자연이 처리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육지에 버려진 것은 육상생태계를, 바다로 간 놈은 해양생태계를 위협한다. 햇빛에 의해 분해된 미세플라스틱 덩어리는 플랑크톤이나 작은 생명체를 오염시킬뿐 아니라 먹이사슬 과정을 거쳐 인류의 건강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된다.

과도한 화학물질 사용도 문제다.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은 자연이 안전하게 처리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화학사고를 경험했다. 페놀에 의한 먹는물 오염, 독성물질인 불산이 공기 중으로 확산된 사고, 가습기살균제에 의한 인명피해 등 화학물질에 대한 국민의 불안은 증가하고 있다.

자연은 땅 속 깊은 곳에 묻어둔 석탄과 석유를 태울 때 나오는 폐기물도 처리하지 못한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가스는 미세먼지, 이상기후 증가, 해수면 상승 등 해결하기 어려운 숙제를 가져왔다. 그리고 우리는 기후균형이 깨진 지구촌에서 어떠한 문제가 발생할지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

생태경제학의 창시자인 볼딩(K. Boulding) 교수는 1966년 “우리는 ‘우주선 지구호’에서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외부로부터 공기, 물, 음식 등을 공급받고, 이산화탄소와 배설물을 외부로 보낸다. 그런데 한정된 공간에서 현재와 같이 자원을 이용한다면 쓰레기로 가득 찬 우주선처럼 지구에는 아무도 살 수 없게 된다는 경고다.

우주선에 방치될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만들어진다면 다시 사용하는, 그래도 안되면 다른 용도로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쓰레기가 쌓이지 않은 우주선, 그것을 우리는 ‘지속가능한 사회’라고 한다.

새정부 출범과 더불어 환경부는 ‘국민과 함께 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새로운 비전으로 선포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는 우리뿐 아니라 후손들의 안전한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다. 환경부의 새 비전에 응원을 보내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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