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방송의 존재이유를 다시 생각한다

방송은 대중문화시대 핵심적 대중매체다. 대중들은 방송을 통해 세상을 보고, 그들의 스타들을 만나고,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얻는다. 지상파만이 아니라 종합편성방송이 허용된 것도 방송에 대한 이런 다양한 역할과 시청자들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지상파와 종편의 많은 방송에서는 스타라는 연예인들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치인과 각계 전문가들도 출연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요즘은 방송을 보기가 민망하고 불편하다. 특히 종합편성방송들은 더욱 그렇다.

현재 종편채널의 형식은 종합편성이라고는 하지만 크게 오락과 정보를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종 예능과 드라마 프로그램은 오락을, 보도와 교양 프로그램은 정보를 지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주의 깊게 보면 지금 종편의 실상은 오락성과 상업성이 양대 축으로 보인다.

그것도 두 축이 수익과 판매라는 목표를 위해 아무런 염치없이 당당하게 협력하는 모습이다. 종편채널이 법적으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만큼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할지 모른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무차별 전파되고 영향력이 큰 방송이란 매체는 공공성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공공성은 상업성과 갈등의 개념일 때가 많다. 상업성은 수익을 위해 특정 집단을 겨냥해야 한다. 그들의 입맛에 맞추거나 그들에게 광고를 해야 한다. 이럴 경우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내용을 보여줄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공공성이다. 방송은 원칙적으로 모든 사람을 시청자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방송에서는 수익이 가장 중요한 방송원칙으로 통한다.

정부도 이를 인정하고 민간, 종편 방송에 상업 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요즘은 방송 프로그램의 중간광고도 허용하고, 종편에서는 대놓고 특정 상품의 간접광고도 하고 있다. 이것은 방송을 위해 상업 광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광고를 위해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셈인데, 종편방송에서는 실제 적지 않은 프로그램이 광고 목적으로 제작된다.

이뿐이랴. 종편의 교양 정보 프로그램들 중에는 말하자면 전문직 장사를 매개하는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 그런 프로그램에는 전문직 자영업인 (한)의사, 변호사는 물론이고, 알 수 없는 다양한 직함의 교수들도 이른바 전문가 패널로 출연하여 약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전문가들이 소개한 것과 관련된 상품이 동시간대에 옆 채널인 홈쇼핑에서 그들이 직접 혹은 쇼호스트들이 팔고 있음을 종종 확인한다.

그중 일부 전문가들은 다른 방송의 프로그램에서 고정으로 출연한다. 심지어 그런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낸다는 소문까지 들리는데, 이것은 믿고 싶지 않다.

종편과 일부 지상파 방송의 시사오락프로그램은 어떤가. 시사성을 보여준다는 핑계로 정체불명의 직업적 고정 평론가 외에 자주 정치인들, 그리고 오락을 위해 연예인들도 출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치인들에게 대중적 인기와 표는 중요하다.

전문직 자영업자들이 방송을 통해 고객에게 광고를 하듯이, 정치인들은 방송을 통해 자신을 광고할 수 있으며 대중의 인기와 표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정치인들이 그런 목적으로 방송에 출연한다면 그것은 옳은 처신이 아니며 그것에 맞춘 방송은 공공성을 상실한 사적 방송인 셈이다. 심하게 말하면 방송과 정치의 일종의 거래라고도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지상파는 물론 종편 방송의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 원점에서부터 논의해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공공과 민간 방송, 종편을 막론하고 전 국민을 상대로 한 방송의 원칙은 공공성을 기초로 해야 한다. 수익성과 공공성은 방송에서 충돌할 수는 있으나 제로섬 게임의 요소도, 생존을 위해 상대를 제거해야 하는 두 요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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