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칼럼]수능과 내신의 상호보완적 역할분담

얼마전까지 논란의 대상이었던 수능 절대평가 과목 확대가 백지화된 이후 관련 대책 마련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또한 고교 내신의 경우, 기존 상대평가(내신9등급제)를 대체하기 위한 절대평가(성취평가제) 방식이 2012년부터 학교 현장에 도입되기 시작하였지만 실제 대입 반영 여부에 대한 결정은 2018학년도까지 유예된 상황이다.

이처럼 수능과 내신 모두 큰 변화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들이 대입에서 각각 어떠한 기능과 역할 분담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 및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내신고사는 개별 학생의 장단점 파악과 피드백 제공 등의 형성평가적 기능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교수학습을 개선하는 역할도 충분하지 못하다. 현행 수능 또한 학생들의 학업 수행 능력과 사고력을 함양시키기보다는 EBS 교재 암기와 끝없는 문제집 풀이를 유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수능과 내신은 중복적 평가 형태로 인하여 교육적 자원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다. 즉 내신고사의 평가 내용 및 방식이 기본적으로 수능의 그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능과 내신 모두 상대평가로 운영되면서, 개별 학생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여 그 상대적 위치가 어떠한가에 대한 정보를 전국 및 각 학교 차원에서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새로운 내신 평가를 위하여 성취평가제를 도입하는 것은 학교 교육을 통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협동적 문제해결력 및 사회정서적 역량 등을 함양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 간의 지나친 경쟁보다는 협동과 배려를 통하여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수업을 유도하도록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능의 경우 1994년 최초 도입 당시 표방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의 기능에 충실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간다면 자연스럽게 고등학생들의 사고력과 기본적 수리 능력을 제고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수능과 내신의 기능이 중복되지 않고 상호보완적으로 기능하게 하려면 다음과 같은 역할 분담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내신은 교과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수능은 교과의 틀에서 벗어난 논리적 사고력과 수리 능력 중심으로 평가한다. 전자를 통하여 개별 학생이 각 교과의 다양한 성취기준을 달성하였는지를 평가한다면, 후자를 통하여 일반적 수준의 인지적 역량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내신은 평가권을 보장받은 교사의 관찰을 바탕으로 수행평가 위주로 실시하고 수능은 지필고사 형태로 실시한다. 이러한 수행평가 위주의 내신 절대평가는 교사의 평가 전문성 확보 및 여건 마련을 기본 전제로 한다. 수능 지필고사는 전국 공통의 검사 도구를 활용하여 학생의 인지적 역량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데에 주된 목적을 두도록 한다.

셋째, 내신은 교실 수업 속에서 교수학습 지원 기능을 할 수 있는 형성평가 방식으로 실시하고 수능은 총합평가로서 대학에서 공부할 최소한의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수단이 되도록 한다.

위와 같은 수능과 내신의 상호보완적 역할 수행을 통하여 귀중한 교육적 자원의 낭비를 막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개별 학생에 대한 보다 풍부한 정보가 대입 전형 요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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