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책 방향이 잘못됐다면 거둬들이는 용기도 필요

파리바께뜨 사태가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가맹점에 제빵기사를 공급해 온 협력업체는 고용부의 ‘이해할 수 없는 조치’에 거세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졸지에 폐업 위기에 내몰린 판이니 당연한 수순이다. 재계도 부당성을 조목조목 적시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제빵기사는 가맹점주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하는데 3자에 불과한 파리바게뜨 본사가 불법 파견을 했다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제조업에 적용해야 할 법리를 성격이 전혀 다른 프랜차이즈 산업에 확대 적용한 것부터 잘못이라는 것이다. 사용자를 대표하는 경총은 새 정부들어 웬만한 사안에는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공식 자료까지 낼 정도라면 이번 조치에 그만큼 문제가 많다는 의미인 셈이다.

고용부도 뒷감당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진화에 나선 고용부 장관과 차관이 이번 조치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하지만 그리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 김영주 장관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특정업체 손보기는 아니며 잘못된 관행 바로 잡기”라고 설명할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성기 차관 역시 이날 대응 차원에서 긴급 브리핑을 가졌지만 논란을 일축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이 차관은 “가맹점 제빵기사들의 인사 노무 전반을 파리바게뜨가 일률적 기준을 마련해 시행해온 것은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경영지원 차원으로 불 수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도 권장하는 바다. 무엇보다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를 모두 고용한다 하더라도 가맹점에 내 보내면 현행 근로자 파견법 위반이라는 모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답답한 형국이긴 하지만 해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차관도 산업계 반발에 대해 사실상 어느 정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 건 그나마 다행이다. 이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황을 봐가며 유예기간을 둘 수 있다”거나, “중요한 것은 (모두의) 발전 방안을 찾는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 경우에 따라 한 걸음 물러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는 현 정부의 고용정책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시장의 규칙과 상식을 벗어나는 정책 추진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번 사태가 딱 그렇다. 이쯤이면 고용부가 퇴로를 마련하는 게 옳다고 본다. 더 밀어붙이면 더 큰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무리하게 추진하다 진퇴양난의 곤란에 빠진 최저임금 인상건이 그런 경우다.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면 과감히 인정하고 거둬들이는 용기도 지도자의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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