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금상추와 금배추의 뒷모습

지난달 잦은 폭우로 채소값이 등락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에 늘 예민한 소비자, 그 때마다 할말 있다는 생산자의 입장에 차이가 있다.

금상추와 금배추. 채소 값이 뛰면서 붙여진 말이다. 금은 희소가치가 있는 귀중품이지만 생존과는 관계없는 사치품이고 상추와 배추는 흔하지만 인간의 건강과 관계된다.

가격을 따져봐도 시가기준 금 1그램은 4만7300원 정도지만 같은 무게의 상추는 단돈 26원이다. 계산하면 1800배가 넘는 차이인데 상추 값을 금에 빗대는 건 심하다. 2016년 농가 연평균소득은 3722만원으로 도시가구의 64% 수준이다.

그 중 농업소득은 1100만원으로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데 20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당국에서 농산물 가격관리를 아주 잘한 셈이다. 사실 배추 한포기로 김치를 만들고 네 쪽으로 나누면 4인 가족이 4끼를 먹을 수 있다. 한 가족이 외식하면 4만원은 넘어야 할 테니 배추 포기당 3000원은 비싼 값이 아니다.

상추는 물관리, 온도조절, 토양관리와 병해충 관리를 늘 곁에서 해줘야 하고 그마저도 하늘이 도와야 한다. 노지재배의 경우 제철에 50~60일간 이런 작업이 계속되는데 하루 노임 10만원으로 단순 계산해보면 예상비용이 나온다. 여기까지는 농부의 몫이다. 그러나 농산물은 생물이라 밭을 떠나는 순간 유통기한에 쫓긴다.

유통업자는 기한내 판매하지 못하면 구입원가를 포함, 기회비용은 물론 처리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2012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배추의 유통단계별 가격수취율을 보면 생산자인 농민이 21%, 산지유통단계 42%, 도매시장과 중도매인, 소매상이 37%로 나타났다. 물론 생산자 수취율 21% 안에는 생사원가와 농민의 땀과 정성이 포함돼 있다. 공산품에 비해 극히 낮은 생산자 수취율이 늘 지적되고 있지만 각 단계별 산업의 구조 조정과 연관돼 쉽지는 않다.

농산물 가격이 올라가는 원인은 농산물의 비탄력적 특성에 기인한다. 반드시 기다려야하는 기본단계가 있는데 수익성만 고려하다보면 절차생략과 속성재배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대개 친환경농사를 하면 품질은 좋아지는 반면 수확량이 감소하거나, 외관상 상품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제값을 쳐주지 않으면 영세한 농가는 버티지 못한다.

결국 친환경 고품질농산물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만드는 셈이다. 다행히 요즘 마트에서 우박을 맞은 보조개 과일이 인기라고 한다. 필자가 오래전 일본 농산물시장을 찾았을 때 일본 소비자들은 시들시들하고 약해보이는 농산물을 먼저 가져간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 소비자가 그렇다.

농촌 고령화율 39%, 우리의 부모세대이며 2차부터 4차산업 까지를 몸으로 돌파해온 산업화의 숨은 주역이다. 우리 농업에도 희망이 있다. 2015년 통계상 30대 연령층의 농가소득은 9500만원으로 도시 가계소득을 앞지르고 매년 5만명 이상이 농촌으로 향하고 있다. 논농사 기계화율 98%, 스마트농업, 규모화, 농산업클러스터화, 6차산업화 등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이 진행중에 있다. 더 몸에 좋고 값싸고 신선한 농산물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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