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영수회담 초당적 안보협치로 국민불안 해소할까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당 대표 간의 회동이 오는 27일 만찬으로 귀결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공개적으로 불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나머지 여야 4당 대표와의 회동이 유력시된다.

한반도에 전운(戰雲)이 짙게 드리운 와중에 한국 정치를 이끄는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니 당연히 기대를 품게 한다. 일정을 잡기까지도 얼마나 지난했던가. 정당 간 설전에 막히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에 치이다가 가까스로 추석 연휴 전 ‘막차’를 잡게 됐다.

회동이 열리면 역시나 대북정책을 가장 시급히 논의할 것이다.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 국민도, 나아가 전 세계도 불안에 떨고 있다. 책임 있는 정치라면, 이런 시국에 ‘전전(前前) 대통령’과 ‘전전전(前前前) 대통령’을 두고 정쟁에만 몰두할 수 없다. 몰두해선 안 된다. 공과를 따지지 말자는 게 아니라 시기와 때를 따지자는 말이다. 일단 발등의 불부터 처리해야 한다. 통상 안보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세간을 장식했던 ‘북풍(北風)’이란 표현도 요즘은 사라졌다. 가짜가 아닌, 진짜 위기란 방증이다. 클리셰이지만, 안보 앞엔 여야 없다. 


연장선 상에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도 거론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원래 당 대표 회동을 제안한 목적이기도 하다. 안보 위기에 대응하고자 여야정이 머리를 맞대자는 취지다. 이 역시 취지 자체엔 반대의 여지가 없다. 취지에 맞게 얼마나 운영되는지가 관건이다. 어쨌든 이번 회동으로 첫 포문을 열게 된다면 그 역시 의미 있는 성과이겠다.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정기국회도 중요한 과제다. 정기국회는 국회의원의 ‘1년 살이’와 같다. 정부를 견제하고 법을 처리하며 예산안을 심의하는, 입법부의 핵심 기능은 모두 이 정기국회에 압축돼 있다.

새 정부도 정기국회가 중요하다. 국민에게 약속한 갖가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입법부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지금까지 선보인 부동산정책도 세법개정안도 정기국회에서 입법 절차를 밟지 못하면 다 공염불이다.

이번 회동에선 남은 정기국회를 ‘정기국회스럽게’ 보낼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여기까지가 이번 회동을 앞둔 기대감이다. 기대감만 품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벌써부터 기대만큼 실망하진 않을까 걱정이다. 일단 여소야대 현실에서 정작 제1야당이 빠진 회동이다. 자유한국당만 보자면, 이번 회동은 긁어부스럼이 될 만하다.

또, 핵심 의제인 대북정책에서 야권과 청와대의 거리도 상당하다. 덕담 수준의 말만 주고받거나, 설전 수준의 공방만 이어진다면, 야권은 청와대를 향해 “협치의 모양만 취한다”며 반발할 게 뻔하다. 오히려 청와대와 야권의 거리는 더 멀어질 수 있다.

냉정히 보면, 원래 영수회담은 대부분 그러했다. 문 대통령 조차도 당 대표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과 두 차례 영수회담을 가졌고, 두차례 모두 이견만 더 부각된 채 끝났다. 원래 영수회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란 참 힘든 일이다.

이번 회동을 앞둔 국민의 마음은 두 가지일 것이다. ‘만나면 뭐하나?’ 이번엔 뭔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한편으론, ‘만나면 뭐하나.’ 이번에도 별반 다르지 않으리란 자괴감이다. 불길한 예감은 애써 지우고, 그래도 또 한번 기대를 걸어보는 게 어쨌든 국민의 마음이다. 이번 회동을 마친 후, 추석연휴 밥상엔 과연 어떤 민심이 올라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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