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이 높은 이유

올해도 공무원 시험이 역대 최대 경쟁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기성세대들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편하고 안정적인 직업만 선호하고 끈기나 도전정신이 부족한 것 같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과연 지금의 세대들이 끈기나 도전정신 없이 편하고 안정적인 직장만 찾는 걸까?

최근 롯데멤버스가 발간한 트렌드 리포트에서 젊은 세대들의 대표주자인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의 가치관’에 대해 소개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일컫는다.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이미 대한민국 인구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66%가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살펴보면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자기표현의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이들은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경험했다. 이들은 수천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부담하면서 사회진출 이전부터 채무자의 이력을 가져야 했다. 더 큰 문제는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터널을 뚫고 들어갈 가능성 조차 희박하다.

이들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에 지칠 대로 지쳤다. 그래서 일까. ‘결혼 및 2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밀레니얼 세대의 27.1%가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내 집 마련도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응답이 63.2%를 차지했다. 밀레니얼 세대에서 이른바 ‘어른’의 기준이었던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의 전형적인 가치가 축소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혼술, 혼밥 등을 이들만이 즐기는 문화적 트렌드로 국한해서는 안된다. 하루 3~4개의 아르바이트와 취업활동에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는데 어떻게 남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 밀레니얼 세대가 SNS에 하루 48.2% 접속하며 시간을 보내며 디지털에 의존하는 이유도 일상의 외로움과 상실의 표현이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절대적 안정이 필요하다. 병원에서 링거 주사 몇 번 맞았다고 나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그들이 경제적으로 취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공무원이다. 안정적인 공무원이 현재의 불안함과 희망이 없는 미래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블룸버그통신에 의하면 일본의 밀레니얼 세대들도 최근 완전고용 수준의 풍부한 취업기회에도 불구하고 일단 정규직 일자리를 얻으면 이직을 하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 밀레니얼 세대들의 90% 이상이 한 곳에 매인 평생직장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경력을 이용해 수시로 일자리를 옮겨 다니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유독 직업의 안정성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무원과 교사 등 안정적 직업을 원하는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어른의 책임이 크다. 밀레니얼 세대, 더 나아가 그 세대의 자녀들이 희망과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열고 나아갈 수 있게끔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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