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신산업 육성위한 혁신도구, 기술규제 합리화

기술규제는 안전, 환경보호 등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인증, 시험·검사 등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통상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이러한 기술규제는 양날의 칼과도 같아서 잘 사용하면 득(得)이 되지만 잘못된 사용은 해(害)를 줄 수 있다.

과도하고 불합리한 규제의 대표 사례로 드는 것이 1865년 영국이 제정한 ‘붉은 깃발 법(Red Flag Act)’이다. 이 법은 기존 마차산업 보호를 위해 당시 신산업인 자동차 운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붉은 깃발을 부착한 선두마차가 앞장서도록 했다. 또한 당시 자동차의 주행 속도는 시속 30km 이상이었으나 시내 최고속도를 시속 3.2km로 제한했다. 이 법은 30년 뒤에 폐지되었으나, 이로 인해 영국은 자동차를 가장 먼저 상용화하였으나 산업의 주도권을 규제환경이 잘 조성된 독일 등에 넘겨 주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는 이와 같은 규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부터 ‘기술규제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하여 법령에서 불합리한 규제가 신설 또는 강화되지 않도록 사전 감시하고 있다. 또한 2014년에는 민관 공동으로 구성된 기술규제정책포럼을 신설하여 기업의 기술규제 관련 애로 등을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고 해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의 기술규제 개선 수준은 높지 않은 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는 국정목표인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해 민생과 혁신을 위한 규제 재설계, 미래형 신산업 발굴·육성 등의 국정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협의의 네거티브 리스트 규제’를 사전허용-사후규제 방식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신산업 육성을 위한 새 정부의 규제개혁 패러다임 변화에 맞추어 기술규제 혁신정책을 다각도로 추진하고자 한다.

첫째, 국내 기술규제 관련 800여개 법령을 전수조사하여 법령 간 연관관계를 심층 분석하고 DB화하여 관리할 계획이다. 조사결과를 기초로 신설·강화되는 법령을 모니터링하고 불합리한 기술규제는 사전에 발굴하는 체제를 갖추어 나아갈 방침이다.

둘째, 시험, 검사, 형식승인 등 기업의 시장 진출에 부담이 되는 대표적 기술규제인 인증제도에 대한 정비를 추진할 것이다. 현존하는 170여개 법정 인증제도에 대한 실효성 검토를 통해 유사·중복 인증을 과감하게 통·폐합할 계획이다.

셋째로, 기술규제에 대한 전문적 검토와 개선을 위해 금년 9월부터 규제개혁위원회 내에 신설된 기술규제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기술규제위원회 운영을 계기로 산업 융복합에 따른 복잡한 기술규제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기업애로 요인을 발굴하여 개선하는 역량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규제는 기업입장에서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국민에게도 삶의 質과 직결되는 중요한 제도이다. 그러나 행정적 규제에 비해 전문성이 요구되고 파급효과를 예상하기도 어려운 면이 있다. 이와 같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기술규제의 도입이 경제성장과 기업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정부는 규제조정자로서 혁신적이지만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한다.

국가기술표준원은 4차 산업혁명 선도,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함과 더불어 기술규제 본연의 목적을 충실히 달성하기 위해 최일선에서 성실한 감시자(watchdog)의 자세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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