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자율주행 귀성길①]고속도로 안전벨트 착용 안 해도 될까?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2030년 9월 11일 오전 6시. 서울에 사는 A(50)씨는 추석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고향 부산으로 향했다. 연휴 첫날 고속도로 정체를 감안해 새벽부터 서둘러 출발했다. 각종 먹거리와 놀거리를 마련한 A 씨는 연신 웃음이다. “고향길에 나선 것이 그렇게 좋냐”는 아내의 퉁명스런 이야기도 아랑곳 없다. 새벽잠 설친 아이들의 하품 역시 그의 즐거움을 막을 수 없었다. 새롭게 구매한 자율주행 자동차 덕분에 귀성길이 매우 편안해졌기 때문이다. 운전석에 앉아서도 독서를 할 수 있고, 가족들과 재미있는 놀이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안전벨트까지 풀기는 어려웠다. 자율주행 자동차라고 해서 모든 사고에 대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13년 뒤인 2030년 완전자율주행 자동차가 개발되고 보급될 경우를 감안해 생각해본 귀성길의 모습이다. 미래에 완전 자율주행차가 일상화되더라도 교통사고율이 ‘제로(0)’에 이르지 않는 상황에선 안전벨트 착용은 지속적으로 강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연구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미래 자동차 내부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그 중 한 부분이 바로 ‘안전벨트’이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차량 내부의 좌석 위치가 다양해지고, 안전벨트 역시 다양한 형태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극단적으로는 완전 자율주행이 안착되면서 안전벨트가 사라지게 될 것으로 전망도 나오지만, 그렇게 되기 전까지 안전벨트는 어떻게든 그 기능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발전 여지가 많다. 완전자율주행 4단계에 해당하는 스누버3 운전자 역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기는 했지만, 안전벨트는 풀 수 없었다.

자동차 안전벨트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3점식 벨트의 선구자 격인 볼보자동차 역시 자율주행 관련 기술 개발과 함께 안전벨트에 대한 연구도 새롭게 진행하고 있다.

볼보자동차에 따르면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차 안에서 누워서 잠을 자거나, 비스듬히 앉아 영화를 즐기는 등 차량 안에서 탑승객들의 시트 위치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볼보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함에 있어 시트 포지션이 달라지거나 탑승객의 자세 변화가 있을 것을 감안해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특수한 상황에서 탑승객을 보호해줄 수 있는 안전벨트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볼보는 올해 스웨덴 도로에서 100대의 자율주행차를 주행시키겠다는 ‘드라이브-미(Drive M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 시대에도 안전벨트가 더욱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것은 탑승객의 편의도 중요하지만, 이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 있어 안전벨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발생시에도 안전벨트를 했을 경우와 하지 않았을 경우 생명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으로 안전띠 착용시 운전자 사망률은 2.3% 였지만, 미착용시 그 비율은 19.1%로 8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벨트를 생명벨트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폭 4.7cm, 길이 260cm 정도의 안전벨트의 역할이 어마어마한 셈이다.


현재 자동차에 일반화되어 있는 3점식 안전벨트는 50여년 전인 1959년 볼보의 엔지니어인 닐스 보린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도 도입한 것이다. 앞서 벤츠 등에서 2점식 안전벨트를 선보였으나, 볼보의 3점식 벨트의 안전성이 확인되면서 세계 표준으로 자동차에 장착되고 있다.

이후 3점식 안전벨트를 둘러싼 기술은 눈부신 진보를 하게 된다. 일례로 1970년대 벤츠 사고조사팀은 사고 충격을 받았을 때 안전벨트의 관성 장치가 늘어나면서 안전벨트가 헐렁해지고 보호기능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했다. 이후 벤츠는 1981년 세계 최초로 충돌 순간 1000분의 몇 초 만에 안전벨트를 감아 조여주는 ‘벨트 텐셔너’를 적용한 안전벨트를 S-클래스 운전석에 장착해 안전벨트가 헐렁해지는 것을 방지했다.

벤츠에서는 안전벨트의 기능이 주로 S클래스를 통해 진화했는데, 2002년 S-클래스를 통해 처음 도입된 ‘프리-세이프’의 경우 센서가 사고 위험을 인식하면 전기모터가 안전벨트 텐셔너를 미리 작동해 사전에 안전벨트를 당겨주고 운전자의 좌석 위치를 최적의 상태로 조정하는 등 안전벨트의 보호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2013년에 출시된 6세대 S-클래스에서는 충돌 발생시 벨트 내의 에어백이 팽창해 가슴의 충격을 흡수하고, 사고 후에는 벨트가 느슨해지는 프리-세이프 벨트가 장책됐다. S클래스의 뒷자석에는 조명이 내장된 안전벨트 버클 익스텐더와 벨트백이 새롭게 장착되어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안전시스템도 갖췄다.

올해부터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되면서 ‘안전벨트 리마인더’ 기능도 강화되고 있다. 볼보의 ‘The All-New XC90’에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탑승자가 있을 경우 루푸 콘솔과 계기판에 위치한 경고등에 표시가 되고, 경고음을 울리는 등 시청각적인 리마인더로 운전자와 탑승자에게 위험을 알려준다. 이 차량에는 볼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도로 이탈 보호 시스템’도 장착되어 있는데, 주행 중 차량이 도로를 이탈하게 되면 안전벨트에 압력을 주어 탑승자의 상체를 고정해주는 동시에 좌석에 장착된 에너지 흡수 장치가 도로 이탈로 인한 추량 추돌 시에 발가능한 충격을 흡수해 척추 부상을 방지 및 완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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