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도 ‘따로 명절’ 보내는 남북 이산가족

-文 정부 10ㆍ4 상봉 행사 추진했지만 北 무응답
-북핵 도발로 남북 관계 꽁꽁…이산가족 고령 심화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오는 4일은 민족의 명절 추석이자 10ㆍ4 남북 정상선언 10주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10월 4일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를 북한에 제안했지만 북한의 잇딴 도발로 남북 관계는 어느 때보다 얼어붙었다. 고령의 남북 이산가족들은 올 추석도 고향과 가족을 그리며 따로 명절을 보내게 됐다.

문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에서 10ㆍ4 정상선언 10주년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를 제안한 후 정부는 남북 적십자 회담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회담 제의에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오히려 잇따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6차 핵실험까지 감행하며 한반도 정세는 최고조로 냉각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2015년 10월을 마지막으로 2년 연속 불발됐다.

정부는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서울 이북5도청에서 열린 제36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지금 남북관계 상황이 엄중하고 어렵지만, 정부는 이산가족 문제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하여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도 더이상 이산가족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이산가족 문제를 풀어나가는 길에 우리와 함께 나설 것을 다시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 10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된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행사의 마지막 만남인 작별 상봉에서 남측 딸 이정숙 씨가 북측의 아버지 리흥종 씨와 작별을 아쉬워하며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개성공단 폐쇄 등을 계기로 남북간 소통 채널이 모두 단절된 상황에서 북한이 판문점 연락 사무소 등에서 전격 호응해오지 않는 이상 이산가족 상봉은 사실상 언감생심이다. 북한은 중국 북한식당에 종사하다 한국으로 탈북한 여종업원 등을 돌려보내지 않는 이상 이산가족 상봉 등 어떤 인도주의적 사업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산가족들은 세월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에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찾아달라고 신청한 사람 약 13만 명 중 현재까지 절반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생존자의 절반 이상은 80대 이상의 고령자다.

올해 9월까지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은 모두 13만 1221명으로, 그 중 사망자는 7만 1145명이다. 생존자 6만여 명 가운데 90세 이상은 1만 1668명(19.4%), 80대는 2만 5775명(42.9%), 70대는 1만 3841명(2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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