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동남아③] 방글라, 난민 폭증 ‘고민’ 속 난민선 파괴 논란까지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동남아시아 정세가 심상찮다. 캄보디아에서는 내년 7월 총선을 앞두고 32년째 권력을 쥐고 있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의 ‘공포정치’가 본격화하고 있고, 미얀마에서는 로힝야 인종청소 논란이 한창 진행 중이다. 특히 미얀마에서 탈출한 로힝야 난민이 급증하면서 인접한 방글라데시 정부의 시름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위기의 동남아’ 면면을 살펴본다.>


▶방글라, 난민 폭증 ‘고민’ 속 난민선 파괴 논란까지=
5일 동남아시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로힝야족 난민 유입이 계속되는 가운데 방글라데시 당국이 마약 밀수 가능성이 있다며 난민선을 부숴 논란이 일고 있다.

방글라데시 국경수비대(BGB)는 지난 3일 양국 국경인 나프강에 위치한 샤 포리르 드윕 항구에서 로힝야족 난민을 실어나르던 목선 20여 척을 부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경수비대원들은 난민선 선원과 배에 있던 로힝야족 난민들을 폭행하고 일부를 검거했다고 난민들이 전했다.

그러나 국경수비대 측은 마약 운반과 인신매매를 단속하는 과정이었으며 폭행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국경수비대 지역 사령관인 아리풀 이슬람 중령은 “당시 우리는 인신매매와 메스암페타민 밀수를 단속하던 중이었다”며 “그 배들은 허가를 받지 않은 승객들을 태우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날 밤 물속에서 마약이 대거 발견됐다. 아마도 배가 항구에 들어오기 전에 마약을 물에 던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난민 이브라힘 올릴씨는 “친척들이 배에서 내리는 것을 돕고 있었는데 국경수비대원들이 막대기로 때렸다. 배에는 우리 짐 이외에 아무것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난민인 파루스 아마드씨는 “그들이 우리를 때렸다. 두 아들은 배에서 내린 직후 체포됐고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며 “국경수비대가 왜 우리를 때리고 아들을 체포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는 공식적으로 로힝야족 난민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지난 8월 미얀마에서 로힝야족 반군과 정부군 간의 유혈충돌이 발생한 이후 인도주의 차원에서 국경을 넘어들어온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해왔다.

그러나 유입된 난민 수가 5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적잖은 위기감을 느껴왔고, 난민이 자국민과 섞이는 상황을 우려해 다양한 격리조치를 계획하는가 하면 난민의 휴대전화 사용도 금지했다. 방글라데시는 미얀마가 난민을 조속히 송환할 것을 요구하면서 송환절차 개시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신원과 미얀마 거주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단서로 인해 얼마나 많은 난민이 미얀마로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마약과 인신매매를 이유로 방글라데시 당국이 난민 유입에 제동을 거는 가운데, 국경 넘어 미얀마 지역에는 1만여 명의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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