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재벌개혁 손 놨나…실행계획안 내놔라” 촉구 목소리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으로 관심을 모았던 재벌개혁의 속도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목소리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해오며 ‘삼성 저격수’로 불리던 김 위원장이 공직에 들어서기 전 서슬퍼런 목소리로 재벌 대기업의 개혁을 외쳐왔던 것에 비교해 현재 공정위의 재벌개혁 정책들이 약하다는 평가에서다.

김 위원장은 취임사에서부터 줄곧 “재벌개혁은 몰아치듯 해선 안된다”고 못박았다. 자연인으로서 재벌개혁에 앞서왔던 입장에서 경쟁당국 최고위 관료로서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사회 일각에선 이같은 김 위원장의 이같은 스탠스를 지적하면서 재벌개혁의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줄 것을 주문하는 요구들이 분출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최근 공정위에 재벌개혁 정책과 실행계획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는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지난달 공정위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주요 업무계획이 기존 대통령 공약과 국정운영 5개년계획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경실련의 판단이다. 특히 경실련은 “‘대기업집단의 경제력남용 방지’를 위한 재벌의 소유ㆍ지배구조와 기업 거버넌스 개선책은 내용도 미약하고, 구체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제도 개선을 위해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주요 입법과제에는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헤럴드DB]

이에 경실련은 ▷4대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 방안 ▷지주회사제도 개선 방안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 위한 방안 ▷인적분할 시 의결권이 없던 자사주에 의결권 있는 신주가 배정되는 소위 ‘자사주의 마법’을 막기 위한 방안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에 대한 공정위의 입장과 법제도 개선을 위한 이행 계획 ▷계열사간 M&A에서 발생하는 소액주주들의 이익 침해 문제 해결방안 등 6가지의 공개질의서를 내놨다.

경실련은 공개질의서를 통해 “재벌의 경제력집중 문제는 중소기업의 혁신을 가로막고, 생존조차 어렵게 하고 있고, 무분별한 다각화를 통한 골목상권 진출은 서민상권마저 위협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재벌 총수일가는 일감몰아주기와 공익법인 활용, M&A, 사채 저가 발행 등의 편법을 통해 경영권과 부를 세습시켜가며, 그룹지배를 이어가고 있다”며 “경실련은 재벌정책을 대표하는 공정위의 재벌개혁 의지와 정책수단을 확인해보고,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공개질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경실련은 “중소기업 중심의 혁신경제로 전환을 위해서는 재벌중심의 경제구조 개혁이 중요한 만큼, 성실하게 답변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오는 12일까지 회신을 해줄 것을 공정위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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