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딜레마 ②] 예비 창업자 임금 인상 ‘직격탄’…생계형 자영업자 늘어나나

-자영업 시장 ‘위기감 고조’
-예비 창업자도 ‘인건비’에 허덕일까 부담
-정부 지원 실효성ㆍ지속 가능성 의문도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정부가 2018년 최저임금을 시급 7530원으로 인상하면서 예비 창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창업기업 유지비용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인건비가 폭증하면 수익성이 급감할 수밖에 없어 예비 창업자들의 손익계산에 큰 변수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신규 개인사업자에 대한 통계가 집계된 지난 2002년 이후 2015년까지 매년 100만명 안팎이 창업에 나서고 있다. 개인사업자는 법인사업자에 비해 창업 준비기간이 짧고 자금력이 뒤처진다는 점에서 통상 영세 소상공인으로 분류된다. 지난 7월 최저임금위원회가 2018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6.4%나 올린 시급 7530원으로 결정하면서 기존 영세 소상공인뿐 아니라 예비 창업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인상되면서 예비 창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청ㆍ창업진흥원이 지난해 실시한 ‘창업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연평균 투입자금은 평균 2억2865만원으로 이 중 27.1%에 달하는 6200만원이 인건비였다. [사진=헤럴드경제 DB]

자영업 신규 창업은 2010년 98만명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오름세를 지속해 2015년에는 106만명까지 늘었다. 연도별로 볼 때 13년 만에 최고치이지만 생존을 위한 ‘생계형 창업’이 많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등으로 새로운 사람들이 자영업 시장에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은 많지 않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 5명 중 1명은 1년에 1000만원도 채 벌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영업 100곳 가운데 63곳이 3년 이내 폐업하는 등 생존율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영업자 가운데 소득이 가장 낮은 하위 20%(1분위)의 소득은 890만원에 그쳤다.

이처럼 자영업자의 생존율이 크게 저하된 상태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기존 자영업자 뿐 아니라, 예비 창업자에게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다수의 자영업자들은 음식ㆍ숙박업ㆍ도소매 등 경쟁이 극심한 업종에 몰려 있어 인건비가 증가하면 상쇄할 여지가 별로 없다. 특별한 기술이나 자본 없이 저숙련ㆍ저임금 노동에 의존하기 때문에 인건비 인상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이다.

중소기업청ㆍ창업진흥원이 지난해 실시한 ‘창업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연평균 투입자금은 평균 2억2865만원으로 이 중 27.1%에 달하는 6200만원이 인건비였다. 임차료(18.5%)나 재료비(26.7%)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최저임금 인상률(16.4%)을 단순 대입해도 연간 인건비가 총 7220만원으로 1020만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열악한 자영업 시장이 최저임금 급등으로 초기 창업자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약 3조원의 재원을 투입해 최저임금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보전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효과에 의문점이 남는다. 직원 한명 당 한 달에 13만원가량을 지원할 방침이지만 재전건전성을 고려하면 정부의 임금 보전은 지속성이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 세금을 거둬서 사업장에 보전해주는 꼴이기 때문에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달성 시 재원이 십 수조 원 추가로 들 것으로 예측된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