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혁신성장의 출발점은 규제개혁입법이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또 다시 성장을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2%대로 추락한 경제성장률을 3%대로 끌어올리는 한편 성장이 일자리로 이어져 그 혜택이 국민소득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데 사명감과 자신감을 가져달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26일 국무회의에서 ‘혁신성장의 속도감있는 추진’을 강조한지 불과 열흘만에 구체적 수치까지 거론하며 재차 성장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분배, 친노동 정책의 한계에 대한 자기반성이든 속도조절을 하는 것이든 성장을 강조하게 된 정부의 입장 변화 원인을 애써 분석할 필요도 없다. 이미 각종 경제 지표들이 많은 걸 말해 준다. 8월 취업자 수는 21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만명 대비 45.6% 감소했고 청년실업률은 9.4%로 18년 만에 최고다. 실업자는 100만명이 넘고 이중 절반이 대졸 이상이다. 2분기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6%로 하락했다. 중소기업과 섬유 등 노동집약적 대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 “직원을 20% 줄이거나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문재인 정부가 성장은 자웅동체이며 동시에 퍼덕여야하는 양쪽 날개라는 점을 인식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이제 필요한 것은 실행방안과 속도다. 규제 완화로 혁신산업에 대한 기업 투자를 유도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진정한 혁신은 30년 전 굴뚝산업 시대에 도입된 규제들을 제거함으로써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과 모험 투자에 나설 수 있을 때 비로소 이뤄진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또 다른 ‘창조경제’가 되고 만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4차 산업혁명 선도, 규제 개혁과 같은 혁신성장 정책들을 마련중이다. 혁신창업생태계 조성방안과 산업혁신전략 및 판교창조경제밸리 활성화 방안,제조업 부흥전략 및 투자유치제도 개편, 스마트시티국가시범사업 기본구상 등이 그것이다. 올해중 시차를 두고 발표될 다양한 구상 중에는 원격진료 서비스의 부분 허용, 인공지능(AI) 관련 규제 완화, 드론과 로봇산업 육성방안 등 그동안 진전되지 못한 내용들이 상당부분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역시 마지막은 입법이다. 원격진료에는 서비스발전기본법이, 드론과 자율주행차 산업에는 규제프리존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어야 가능하다. 여당은 과거 야당 시절 제기했던 반대를 철회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두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요구하는 ‘속도감있는 추진’의 대상이 국무위원과 관련부처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국회와 여당이 먼저 새겨들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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