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졸전에 ‘월드컵 16강 병역면제론’ 다시 거론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졸전이 이어지면서 ‘월드컵 16강’ 병역면제 혜택을 부활시켜야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병역면제 혜택을 준다고 해서 경기력이 상승된다면 그게 더 큰 문제 아니냐는 반론 또한 팽팽하다.

10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일부 축구팬들은 “요즘 경기를 보면 병역혜택이 사라져서인지 선수들에게서 절박함을 찾을 수 없다”며 “월드컵 16강 병역면제 같은 달콤한 유혹이 없으면 (월드컵 본선에서) 1승도 어려워 보인다”며 우려하고 있다. 2002년 병역면제 혜택이 박지성, 이영표의 프리미어리그 진출 등으로 이어진 만큼 국익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10일 스위스 빌/비엔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 대 모로코의 경기가 1-3으로 끝나자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미 2007년 논란이 종지부를 찍었으며, 여타 비인기종목과의 형평성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병역혜택이 없으면 졸전하고 있으면 선전할 경우 오히려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에 따르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체육인은 사회복무요원에 포함되는 ‘체육요원’이란 이름으로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그 대상은 올림픽 금, 은, 동메달 수상 선수,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 선수로 한정돼 있다.

이들은 4주간 군사교육을 마친 뒤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서 자신이 종사하는 체육계에서 선수나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병역의무를 마치게 된다. 해당 제도는 1973년 도입됐다가 수 차례 개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처음에는 올림픽,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세계선수권대회, 유니버시아드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 이상 입상도 병역면제를 받을 수 있었다. 몇 차례의 손질을 거쳐 1990년부터는 현행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로 대상이 한정됐다.

월드컵 병역면제론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꿈에 그리던 16강을 넘어 4강까지 진출하는 등 선전하자 거론되기 시작했다.

한국 대표팀이 선전하면서 이들의 병역을 면제시켜줘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고, 결국 월드컵 16강 이상의 성적이면 병역혜택을 주도록 법이 개정됐다.

박지성, 김남일, 이영표, 차두리, 안정환 등이 모두 이때 병역을 면제받았다.

2006년에는 국제 야구대회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 대표팀이 4강에 오르자 ‘WBC 4강 이상’이란 요건도 추가돼 이들에게도 병역 혜택이 돌아갔다.

그러나 병역면제 혜택이 남발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다시 일었고, 세계대회에서 1위를 해도 병역면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 비인기종목과의 형평성 등의 이유로 ‘월드컵 16강’, ‘WBC 4강’ 등 추가된 병역면제 혜택 요건은 2007년 폐지됐다.

그로부터 딱 10년 후인 올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가 계속되자 ‘월드컵 16강’ 병역면제 혜택이 다시 거론되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09년에도 한국 야구 대표팀이 WBC 준우승을 거두자 이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줘야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나왔지만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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