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대회 파행 사과문에 애꿎은 선수들을 넣다니…

판정번복·10여명 기권 ‘초유사태’
여자골프협회 ‘책임 분산’논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올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의 파행에 대해, 협회는 “판정 번복 가지고 심하게 비판하는 것 아니냐”고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자골프를 아끼는 골프팬, 스폰서, 현장에서 세계최강 한국여자골프 수성을 위해 땀흘리는 선수들의 기류는 다르다. 당연히 했어야 할 많은 조치들이 따르지 않았고, 과연 세계최강 골프국 협회 답게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의 주류이다.

이번 대회 난맥상은 이렇다. 프린지 등 코스 상태를 사전에 꼼꼼하게 점검하지 않았다. 그리고 문제가 된 프린지 상태를 보고, 이를테면 “프린지와 그린의 구분이 어려우니 잘 살피고, 프린지에서 볼 마크 및 볼을 집어드는 벌타 행위를 주의하라”는 사전 고지를 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

그리고 19일 열린 1라운드때 프린지에서 공을 집어든 선수에게 벌타 부과하고 초청선수인 수잔 페테르센 등의 항의를 받았다. 일관성이 있어야 했다. 항의가 있자 협회는 부과한 벌타를 취소했다. 순위가 바뀌었다. 그러자 선수들이 집단 반발하며 20일 2라운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충분한 설명없이 19일 경기 전면 취소 결정을 내리고 경기위원장만 사의를 표명한 채, 재발방지책 등에 대한 납득할만한 조치없이 새 1라운드를 늑장 강행했다.

경기조건 형평성 문제는 계속됐다. 하루에 27~32라운드를 치러야 했던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격차가 발생하고, 라운드 취소 조치로 몇몇 선수들은 새로운 상처를 받아야 했다. 결국 2라운드를 마치기 전 10여명이 무더기 기권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회가 끝난 22일 저녁 ‘KLPGA 성명 발표’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골프기자단에게 왔다. 강춘자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불미스러운 일로 골프를 사랑하는 팬 분들과 주최사인 KB금융그룹에 실망감을 안겨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른 이는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팬들과 KB금융그룹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저희 선수 일동과 협회는 오늘의 아픔이 KLPGA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피해자인 선수도 사태 유발, 운영 개선 요인의 한 축인 듯한 문구가 포함됐다. 골프는 ‘멘탈’게임이라지만,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이 느낀 경기 외적 압박감, 불편함, 피로감은 통상의 멘탈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함영훈 선임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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