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부동산 투자하면 ‘불한당’인가?

다주택자들에 대출도 조이고 세금도 더 많이 부과한다고 한다. 다주택이 불법은 아닌데 불한당 취급이다. 다주택자들이 집값을 올리는 역할을 한 건 분명해 보인다. 집값이 안 오른다면 누가 집을 사려고 할까?

차입투자도 불법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투자기법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제 빚내서 집 사서 돈 벌 생각 말라고 한다.

저금리에서 자산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안 오르면 더 문제다. 집값이 올랐다. 증시도 올랐다. 코스피가 곧 2500이다. 강남 집값이 특히 많이 올랐고, 반도체와 전자 업종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쏠림 현상까지 부동산과 증시가 닮았다. 유독 개인 자금은 증시보다는 부동산에 쏠렸다.

반도체와 전자업종을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이다. 장기투자기관도 있지만 헤지펀드들도 많다. 헤지펀드는 차입투자에 능하다. 투자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차입투자가 어렵다. 주식은 원금손실 위험이 크다, 자칫 차입투자 잘못했다 낭패를 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많이 올라 국민들의 투자부담을 높이니 외국인들의 차입투자를 막자고 할 수 있을까?

부동산은 개인의 차입투자가 활발한 곳이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주식보다 현저히 낮다. 기대수익률은 금융상품을 압도한다. 적당한 차입 없이 제 돈만으로 투자하는 게 오히려 어리석은 선택일 수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육성하겠다던 정부다. 차입투자를 선진기법으로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 기관은 되고 개인은 안된다면, 주식은 되고 부동산은 안된다면 불공평하다.

물론 지나친 차입, 상환능력 이상의 차입은 금융불안을 키울 수 있다. 총체적인 상환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그래도 빚 내서 집 사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건 지나치다. 감당할 수 있을 정도만 빚을 내라고 해도 충분해 보인다.

부자들은 대출규제를 강화해도 영향을 덜 받는다. 올해 국민은행 부자보고서를 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2억6000만원이다. DTI(총부채상환비율) 30%만 인정해도 연간 7500만원 가량을 차입에 쓸 수 있다. 원리금을 동시에 상환해도 최소 10억 이상을 빌릴 수 있다. 대출규제가 강화하면 부자들보다는 중산층 또는 취약층 차상위 계층이 피해보기 십상이다.

다주택자에게 ‘집 팔라’고 몰아부치지도 말자. 다주택자들이 다 팔면 그 집은 또 누가 살까? 강남 부자들이 내놓은 집을 무주택 서민들이 살 수 있을까?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세 무섭다고 손해보면서까지 집을 팔까? 집값이 폭락하면 1400조원 가계부채의 부실위험은 더 커진다. 경제가 절단 날 지도 모르다. 다주택을 보유한 죄(?)를 묻기보다는 이들이 투명하게 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산가격 상승의 ‘천적’은 금리상승이다. 올 경제성장률 3%가 확실시되면서 1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이 된 듯하다. 이미 시중금리가 ‘엄청난 속도’로 오르고 있다. 아마 그 어떤 대책보다 강력한 투기억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차입축소(deleveraging)가 필요한 시기지만, 경착륙은 곤란하다. ‘채찍’을 휘둘렀으니 이젠 ‘당근’을 내놓을 때다. 부동산 투자를 억제한다면서 리츠(REIT’s)는 왜 활성화 하겠다는 것인가. 부동산 시장은 때려잡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소중히 다뤄야 할 국민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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