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후 책임은 본인 혹은 국가라는 응답 70%의 의미

자녀가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는 생각이 20년도 안돼 3분의 1로 뚝 떨어져버렸다. 대신 국가와 사회 그리고 자기 자신이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 가치관의 변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3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변화에 따른 가족 부양환경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부양을 누가 담당할 것이냐’에 대해 1998년에는 조사대상의 89.9%가 ‘가족’이라고 응답했지만 2008년 40.7%, 2016년 30.6%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에 반해 국가와 사회 등 공적 부양을 택한 응답은 1998년 불과 2.0%에서 2016년 50.8%로 늘어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스스로 해결’이란 대답도 1998년 8.1%에서 2016년 18.7%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자신이나 국가가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전체의 70%에 육박한다.

법적으로는 물론 의식속에서도 자녀들의 부모 봉양 의무는 이제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효(孝)가 사라진 자리는 사회보장에대한 기대치가 자리잡았다.

이같은 가치관의 변화는 1∼2인 가구 중심의 소가족,핵가족화로 가족주의가 약화된데 따른 당연한 결과다.게다가 평균 수명은 점차 늘어간다. 앞으로도 국가와 본인의 부양책임은 점점 심화될 일만 남았다. 그중에도 문제는 셀프 부양이 힘든 경우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인구(8월 말 기준)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를 넘어 UN이 정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저출산은 계속되고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는 속속 노인인구로 편입된다. 초고령화 사회(노인인구 20% 이상) 진입은 이제 10년도 남지 않았다.

게다가 1인 노인가구가 늘어난다. 지난해 65세 이상의 1인 가구는 전체 노인가구의 33.5%에 달했다. 곧 절반을 넘어선다. 우리 민법(제974조)은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에만 친족 간의 부양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노인 둘 중 하나는 셀프 부양이 안되면 오갈데가 없어진다. 이미 폐해는 상당하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49.6%로 OECD 평균(12.6%)의 4배나 되고 노인자살률도 3배다. 부양을 필요로 하는 70대 이상의 자살률은 무려 61.5명에 달한다.

이들은 결국 국가의 책임이 된다. 지금 사설요양원, 실버타운은 부익부 빈익빈의 현실그대로다. 빈곤층노인에겐 그림의 떡이다. 그나마 나은 공공요양원은 초만원이다. 대폭 확대의 필요성이 지적된지는 벌써 오래다.

시대에 걸맞는 노인 부양시스템이 정책적으로 준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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