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랜더 대신 다르빗슈 고른 다저스, 결과는 참담

다르빗슈, WS 2경기서 모두 2회에 강판…ERA 21.60

벌랜더, 휴스턴의 창단 첫 우승에 큰 역할

다르빗슈(왼쪽)과 벌랜더[연합뉴스 자료 사진]

저스틴 벌랜더(34·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다르빗슈 유(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운명은 결국 극명하게 엇갈렸다.

벌랜더는 휴스턴의 1962년 창단 이래 첫 우승의 주인공이 됐고, 다르빗슈는 1988년 이후 29년 만의 우승이라는 다저스의 꿈을 좌절시킨 장본인이 되고 말았다. 벌랜더와 다르빗슈는 모두 2017시즌 도중 현재 소속 팀으로 트레이드됐다.

다저스는 영입 대상으로 벌랜더와 다르빗슈를 놓고 고민하다 끝내 다르빗슈의 손을 잡았다.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다르빗슈는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2012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다.

다저스는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인 8월 1일(이하 한국시간)에 맞춰 유망주 3명을 내주는 대가로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다르빗슈를 데려왔다.

당시 파죽지세로 정규시즌을 치르던 다저스는 1988년 이후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려면 확실한 선발투수가 한 명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월드시리즈 7차전서 홈런 얻어맞은 다르빗슈[AP=연합뉴스]

다저스는 다르빗슈와 함께 벌랜더(당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소니 그레이(당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놓고 저울질했다. 결국, 다르빗슈는 다저스, 벌랜더는 휴스턴, 그레이는 뉴욕 양키스의 품에 안겼다.

다르빗슈는 ‘월드시리즈 우승 청부사’로 불렸다. 새 유니폼을 입은 다르빗슈가 기대에 못 미치자 로스앤젤레스 지역 매체에서 ‘다르빗슈 대신 벌랜더를 데려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투수인 다르빗슈가 중요한 순간에는 결국 자기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다.이 기대는 결국 산산조각이 났다.

다르빗슈는 지난달 28일 월드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6개를 맞고 4점을 줘 패전 투수가 됐다. 시리즈 전적 3승 3패로 2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지막 7차전. 다저스는 다르빗슈한테 선발을 맡겼다.

그는 1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4자책)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무너졌다. 다르빗슈의 이번 월드시리즈 평균자책점은 21.60으로 최악이다.

다르빗슈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4명의 다저스 투수는 7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다저스는 1-5로 패했고, 월드시리즈 우승 꿈은 물거품이 됐다.

벌랜더의 투구는 다르빗슈와 대조적이다. 벌랜더는 지난달 26일 열린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2피홈런) 2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했고, 팀은 연장 승부 끝에 승리했다.

그는 1일 열린 6차전에도 마운드에 올라 6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솎아내며 3피안타 1사4구 2실점으로 막았다. 팀은 1-3으로 역전패했지만, 벌랜더의 투구는 눈부셨다. 지난 8월 다저스의 선택이 팀 운명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역사까지 바꿨다고 얘기해도 과언이 아니다.(연합)

약혼녀인 케이트 업턴(모델)과 우승 기뻐하는 벌랜더[AP=연합뉴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