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對中 수출, 심기일전하자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로 북적이던 명동거리가 올해는 비교적 한산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절인 광군제(光棍節ㆍ11월11일)를 앞두고 있지만 사드 이후 수출업계가 예전만큼의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농식품의 대중 수출 환경도 급변했다. 매장에서의 직접 판촉활동을 제한하거나 통관 시 샘플 랜덤검사 비율을 높이는 등 법 테두리 안에서의 비관세 장벽이 암초가 됐다. 금한령 이후 한국제품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중국과의 통상 환경이 쉽지 않지만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14억 인구 중국 시장에서 한국식품 소비 기반을 강화하는 것은 국산 농산물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 정보통신기술의 보급으로 중국 농식품 시장 잠재력이 급성장 하고 있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

알리바바 그룹이 세계 최초로 해외 공급자와 기업 간 온라인 거래를 진행하는 수입플랫폼(1688수입화원플랫폼)을 오픈하고, 농촌에 유통센터를 지어 지역 특산물을 직배송하는 사례에서 중국의 전자상거래 수준과 유통환경의 발전을 볼 수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다.

대중 수출 개선을 위해 근본적으로는 사드 문제에 대한 정부차원의 외교적 성과가 뒷받침돼야겠지만 마냥 기다리고 있기엔 중국의 유통·소비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대중 농식품 수출 해빙기를 대비해 심기일전 하자. 그동안의 중국 진출 방식과 마케팅 수단을 점검하고 시장에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대안들을 찾아야만 중국에서의 우리 농식품 소비 기반을 견고히 할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신(新)소매’ 열풍으로 한국식품의 주력 채널인 대형유통매장 성장이 둔화하고 편의점이나 온라인 구매 증가세가 뚜렷하다. 모바일 SNS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웨이상(微商)’ 마켓이 작년 모바일 쇼핑시장 규모의 약 25%를 차지하는 등 농식품 유통과 홍보 방식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실제 빠링허우(80년대이후 출생자)나 지우링허우(90년대) 등 온라인 쇼핑 주요 소비층이 약 5억 5000만 명에 이른다. 소황제로 대우받으며 자란 이들은 ‘건강ㆍ육아ㆍ친환경’과 같은 중국의 최신 소비트렌드를 이끄는 핵심이기도 하다. 이런 변화에 맞춰 맞춤형 상품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면서 기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한편, 한국식품은 주로 중소규모 바이어가 소량 다품목을 취급하여 상품 구색이 다양하나 대규모 수출을 위한 소위 ‘빅바이어’는 부족한 형편이다. 대량 공급이 가능한 신유통 채널을 발굴하고 중국 소비자의 거부감이 덜한 식재료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것도 돌파구가 될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사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중국의 농식품 유통·소비 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전통 매체보다 장벽이 낮은 모바일ㆍ온라인 거래플랫폼을 집중 활용해 온라인 쇼핑몰 한국관 운영, 파워블로거 등으로 위축된 마케팅 활동을 보완하고 있다.

최근 개최한 ‘상하이 K-Food 페어’에서는 중국 전역 바이어들을 상대로 장류, 발효식초, 냉동식품 등 식재료 수출 상담을 진행하였다. 앞으로 외식체인과 연계한 메뉴개발과 식자재 공급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일본이 초밥을 전 세계 알리면서 수산물 수출을 견인한 것처럼 한국의 맛을 내는 비결이 한국산 식재료라는 인식을 높이면 우리 농식품 수출의 포석이 될 것이다.

직구가 통하지 않을 때 날카로운 변화구는 대세를 전환시키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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