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팁 분배 규정이 바뀐다고?

공교롭게도 지인 상당수가 식당과 연관돼 있다. 그렇다 보니 만날때 마다 일반 고객들은 알기 힘든 이런 저런 얘기를 듣고는 한다.

얼마전 만난 자리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식당 팁 분배 규정 변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식당 팁 분배 규정 변경이란 이른바 서버와 주방 직원이 손님의 팁을 나누는 것을 금지했던 기존규정을 폐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손님이 10달러를 팁으로 놓고 갔다면 이제는 서버와 주방직원이 이를 5:5로 나눈다는 것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한 형님은 이 팁 분배 규정 변경을 적극 찬성하고 있다. 이분의 말 인즉 “고생은 똑같이 하는데 팁은 서빙 직원만 가져가니 당연히 주방직원의 불만이 많다. 그렇다고 주방 직원을 위해 주방팁 따로 서빙 팁 따로 고객에게 요구할 수는 없으니 팁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방 직원인 동생은 당연히 업주말에 동조했다. “솔직히 주방 직원이 더 힘들다. 맨난 불 앞에서 땀에 쩔어가면서 고생하고 설겆이에 주방 청소까지 하는데 팁은 서빙 직원들만 가져간다”며 “최저임금이 올랐다지만 여전히 박봉인데 팁이라도 나눠야 좀 숨통이 트일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반면 이말을 듣고 있던 동생녀석(서버)은 입이 대빨 나와 볼맨 목소리를 낸다. “주방 직원은 ‘진상고객’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며 “서빙직원이 겪어야 하는 감정 노동의 가치를 모르는 얘기”라고 반박한다. 이어 “식당 주인도 정말 주방 직원을 배려한다기 보다는 임금을 조금, 아니면 아예 안 올리기 위해 서빙이 가져가던 팁으로 이를 떼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처음에 웃자고 시작한 얘기였는데 어느새 서로들 감정이 격양되는 통에 빨리 자리를 물려야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말도 맞고 저말도 맞았다. 업주 입장에서야 직원들의 불평을 듣기 좋을리 없고, 서빙 직원은 자기 파이를 뺏기는데 당연히 싫을 것이다. 주방 직원의 입장은 한푼이라도 더 들어온다는데 반대할리 없다.

내로남불이란 말이 있다. ‘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을 줄인 말인데 사실 대부분의 상황에 적용이 된다. 말이 ‘좋은게 좋으니 서로 양보해라’지 막상 내일이 되면 그 ‘양보’가 안된다. 특히 그 양보에 내 밥줄이 달려 있다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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