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독일의 위기극복에서 배우는 교훈

유럽경제의 중심인 독일도 1970년대에서1990년대까지 위기의 연속이었다. 독일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던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신흥국이 급격히 부상하면서 산업 전반을 위기에 몰아넣은 것이다.

위기는 이뿐이 아니었다. 갑작스런 통일로 발생한 막대한 비용도 골칫거리였다. 통일독일의 제도적 통합은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동독의 재건과 사회통합 비용은 천문학적 액수에 달했고, 지금도 그 비용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도 20, 30년 전 독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막대한 자본과 거대한 내수시장으로 무장한 중국은 많은 산업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 또 국민의 복지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예산이 증대되고 있으며, 향후에 통일이 도래할 경우의 통합비용도 엄청나게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한반도 위기에 대해 통일이라는 결론이 급박하게 돌발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독일처럼 갑작스런 한반도 통일은 막대한 비용을 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 전반의 기본기가 다른 두 국가를 절대비교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독일이 위기를 극복한 사례에서 보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첫번째는 산업의 기초체력. 경기가 어려운 시기에도 독일은 산업 전반의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통일 이후 옛 동독지역을 중심으로 창업인프라를 키운 결과 구 동독은 창업의 메카로 부상했다. 첨단 IT기지가 된 베를린부터 통독 이후 대표적인 과학기술도시로 자리잡은 드레스덴까지 동독의 도시와 지역들이 독일경제에 첨단 기술을 공급하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업들이 모이자 자연히 돈도 몰리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펀딩이 구 동독에서 일어나면서 대기업도 이에 동참, 벤처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같은 독일의 정책은 우수한 연구인력과 저렴한 물가 등이 결합해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 각 업체들은 R&D부터 상용화의 과정을 시스템화하고, 여기에서 창출된 이익은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었다. 이들의 성장이 독일의 경제에 미친 좋은 영향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두번째는 수출다변화다. 독일 산업은 동아시아 기업들과의 경쟁으로 시련을 겪었으나 자동차, 기계부품 등 여러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유지했다.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을 보면 독일은 600여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은 고작 60여개다.

이는 단순히 기술력의 우위에서 나온 게 아니라 꾸준히 다양한 수출품목을 개발하고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린 결과다. 현재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긍정적으로 보면 아직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역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한국인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DNA가 탁월하다. 경제발전에서 IMF 경제위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위기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해왔다.

지금의 위기가 미래 한국의 도약의 발판이라는 인식이 섰다면 우리는 발로 뛰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외적인 위기에서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중소기업들도 수출역량을 강화해 세계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해야 한다. 독일은 이런 면에서 우리에게 훌륭한 교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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