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등록금으로 골프, 세금으로 외유…여전한 사학비리

교육부 사학혁신추진단이 8일 공개한 수도권 한 대학 특별조사 결과를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 대학 이사장과 총장, 학교 핵심 관계자들이 교비와 국고 사업비를 개인적으로 마구 쓰다 적발된 것이다. 구체적인 항목을 보면 그야말로 ‘사학비리 백화점’이라 할 만하다. 법인이 부담해야 할 2억원이 넘는 소송비와 개인적인 경조사비, 심지어 스크린골프장 비용까지 교비로 충당했다. 이게 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등골 휘게 마련한 금쪽같은 등록금이다.

정부가 지원한 국고 사업도 일부 유용해 외유성 관광 경비로 충당했다고 한다.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 육성사업에 쓰겠다며 타간 국민 세금을 가지고 중국으로, 캐나다로, 제주도로 흥청망청 돌아다녔다. 직제에도 없는 직원을 임용해 580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고, 특근자 식대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하는가 하면 교육용 재산 무상 임대 특혜 등 비리항목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부정을 조직적으로 은폐 조작했다는 사실이다. 2015~2016학년도 결산처리를 할 때 대학평의회를 허위로 운영하고 형식적인 감사를 실시했다. 사립학교법상 교비회계 결산은 대학평의회 자문을 거친 뒤 자체 감사보고서를 작성 첨부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한국사학진흥재단에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관련 절차를 생략하고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했던 것이다.

교육부는 이 대학 이사장 등 법인 임원들에 대한 승인을 취소하고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한다. 당연한 조치다. 학생들의 피같은 등록금을 멋대로 썼다면 그 죄과가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한다고 뿌리 깊은 사학비리가 근절이 될지는 의문이다. 대학 이사장이나 총장을 횡령 등의 비리로 고발 조치해도 실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한 보도에 의하면 교육부가 최근 1년6개월 동안 수사 의뢰한 사학 이사장 총장 임원은 5개교 14명이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이나 벌금형 또는 기소유예를 받았다. ‘솜방망이 처벌’로 적당히 넘기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기 일쑤니 그 뿌리가 뽑힐리 없다.

사학비리가 여전한 것은 이사회 기능이 미약한 탓이 크다. 우선 이사 수가 너무 적어 고질적 족별경영 체제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다. 외국처럼 수십명 수준으로 늘리고 자격 요건도 강화해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사 추천 규정도 정비해 쫓겨난 이사장이나 이사가 쉽게 학교로 되돌아 올 수 있는 구조도 봉쇄해야 한다. 무엇보다 비리 사학에 대한 법과 원칙에 따른 엄한 처벌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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