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리인상 기정사실, 불공정 예대마진 단속대책 절실

한국은행이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이달말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표현은 “저성장ㆍ저물가에 대응해 확대해온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할만한 여건이 점차 조성돼가고 있다”는 것으로 지난 수개월간의 발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세부적인 분석 내용은 하나같이 확실하게 금리인상을 정조준하고 있다.

한은은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 성장세를 보이고 물가도 목표수준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낮은 물가 상승률은 2015∼2016년 성장세 둔화에 따른 것이며, 앞으로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면 유휴생산능력이 해소되어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영향으로 금융기관 가계대출 증가세도 꺾일 것으로 봤다. 실제로 8·2 대책 후 주택시장은 투기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거래량이 9월 들어 축소하는 등 관망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10ㆍ24 대책 효과까지 더해지면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더 축소될게 분명하다.

‘뚜렷한 경기회복’은 3분기 1.4% 성장으로 이미 나타났고 이를 근거로 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가 물가 상승과 가계대출 축소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 이주열 총재가 늘 얘기하던 금리인상의 전제조건 3박자가 모두 갖춰졌다. 이런 타이밍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통화정책의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의심받게 되고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을 불러온다.

이제 방향과 시점은 정해졌고 남은 것은 속도와 대책이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 상황이 고민스럽겠지만 속도를 빨리할 이유는 없다. 우리 경제는 노동생산성 증가세 둔화, 임금협상력이 약한 시간제 취업자 비중 확대,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고용과 임금 간 관계가 약화되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경기가 좋아져도 그만큼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금리인상은 1400조원에 달하는 빚을 짊어진 가계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로인한 부작용 해소에는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금융권 예대마진 관리라도 철저히 해야한다. 금리인상기에 은행들은 예금금리는 ‘찔끔’인상 하면서 대출금리는 ‘대폭’으로 올리며 이익챙기기에 바빴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만으로도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벌써 몇달째 올라 9월엔 6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불공정 금리인상 엄단 방침은 제대로 효과를 본 적이 없다. 힘없는 가계가 봉인 게 현실이다. 지금부터라도 전과 다른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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