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등 현실적 해법부터 찾아야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계획’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정부의 계획은 내년 1년간 한시적으로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 1명당 최대 월 13만원까지 지원한다는 게 그 요지다. 소요되는 비용은 대략 3조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내일이 없는 반(反) 시장적 정책’으로 세계에서도 유래가 없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아가 관련 예산은 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어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경제단체 등 재계는 직접적인 입장표명은 자제하고 있지만 민간 임금 문제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자체가 달가울리 없을 것이다.

나라 곳간을 풀어 민간기업의 최저임금 인상분을 보전하는 건 상식적으로 봐도 온당하지 않은 조치다. 물론 정부가 이런 고육책까지 내놔야 하는 상황은 일견 이해가 된다. 지난 7월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16.4% 대폭 인상했다.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영세 중소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사람을 줄이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실제 무인 편의점이 등장하고, 무인 주문기를 설치하는 프랜차이즈도 적지않다. 저소득층 임금을 올려주려다 되레 일자리만 없어지는 역효과가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예산을 지원해 한시적으로나마 그 후폭풍을 완화해 보자는 게 이번 조치의 의도인 셈이다.

문제는 이게 내년 한 해만 하고 중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집행 상황과 경제 및 재정여건을 고려해 내년 하반기에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번 올린 임금을 다시 깎아내리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정부가 내년 이후 지원을 끊기 힘든 이유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려면 내년 시급을 기준으로 33%가 더 올라야 한다. 지금도 힘이 부치는 판에 영세 사업주들이 이 몫까지 끌어안고 사업을 영위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정부 지원은 계속될 수밖에 없게 없다는 것이다. 그 부담은 물론 국민들이 고스란히 져야 한다.

현실을 무시한 채 마구 밀어붙인 최저임금 인상이 화근이지만 지난 일에 계속 매달려 있을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최저 임금 산입 범위를 합리적으로 확대 조정하는 것이다. 영세 중소기업의 지급 능력을 고려해 2020년으로 시한을 정한 최저임금 1만원 시점도 더 여유를 둬야 한다. 눈 앞에서 새는 물 막느라 둑이 터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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