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경선 ‘민주당 완승’…공화·민주 입지 역전되나

민주당 경선 승리
미국 뉴저지·버지니아 주지사 등을 선출하는 미니 지방선거가 실시된 7일 버지니아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대니카 로엠(가운데)이 버지니아 주 매너서스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이날 버지니아 주 하원 13지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로엠은 지난 26년간 13회 재임한 공화당 현직 밥 마샬(73)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로엠 후보가 공개적으로 트랜스젠더임을 밝히고 승리한 첫 선출직 당선자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간 경선 ‘민주당 완승’…공화·민주 입지 역전되나

내년 미국 중간선거의 풍향계로 주목받은 미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예상 밖의 압승을 거두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짧게는 중간선거, 멀게는 2020년 대선으로 향하고 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 비상등이 켜진 공화당은 민심 이반이 강하게 감지된 ‘트럼프 노선’을 고수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고, 민주당은 공세의 초점을 ‘반(反)트럼프’로 수렴해가는 습이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도 상당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공략 포인트 찾은 민주, 똘똘 뭉친 野표심

특히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지난 7일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경고등을 켜기에 충분했다는 게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이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던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낙승한 것은 물론 뉴욕시장 수성에도 성공했다.지난해 11월 대선 패배와 이후 치러진 4차례의 연방의원 재·보선에서 연거푸 쓴잔을 들이킨 민주당의 첫 설욕이었다.민주당이 한껏 고무된 것은 단순히 선거에서 받아든 ’3대0′이라는 표면적인 성적표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샬러츠빌 백인우월주의 유혈사태’ 옹호 발언 등 트럼프 특유의 분열적이고 독단적인 언행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공격 포인트를 찾지 못하던 민주당이 다섯 번째 선거 만에 희망을 발견했다는 점에서다.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사회적 약자’ 중심의 공천 다변화다. 미 풀뿌리 선거의 시발점인 기초단위, 즉 주의회와 시의회, 시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의 트랜스젠더, 흑인 여성, 베트남계 여성 이민자 등 소수계 후보들은 줄줄이 승리를 낚아챘다.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여성, 반이민, 반소수자 등 각종 차별주의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버지니아주 의회 입성에 성공한 첫 아시아계 이민자로 기록된 케이시 트랜 당선인은 “이번 선거는 인종차별주의와 편견, 증오폭력에 대한 명백한 거부였다”며 내년 중간선거에서 다양한 배경을반영하는 ‘공천 혁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리적으로는 도시 근교 지역, 인종적으로는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계로부터 압도적으로 높은 득표율을 끌어냈다.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의 경우 민주당의 랠프 노덤 후보는 페어팩스, 프린스 윌리엄스, 로던 카운티 등 도시 근교 지역에서 공화당의 에드 길레스피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한 자릿수대로 앞선 것보다 격차를 더 크게 벌린 것이다.노덤 후보는 흑인 유권자에서는 73%포인트, 히스패닉 유권자에서는 33%포인트를 길레스피 후보보다 더 많이 득표했다.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대학 재학 이상의 고학력층과 소수계 인종 및 이민자 출신이 강력히 뭉쳐 ‘반트럼프’ 봉기에 앞장서고, 여기에 교외 지역 유권자들이 동참했다”고 평가했다.공화당 출신인 로버트 맥도널 전 버지니아 주지사는 “열렬한 좌파들이 투표 당일 밤에 떼로 몰려서 나타났고, 그것이 선거 결과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 공화당, 트럼프 노선 벗어나야 vs 트럼프 어젠다 처리해야

공화당은 기존의 주류 노선과는 거리가 먼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인 어젠더를 언제까지 껴안고 가야 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오바마케어 폐지 등 초강경 노선이 중도층 표심을 돌아서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강보험과 경제 등 민생 이슈에서 중도층을 향해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편협한 정치에 대한 거부”라고 일갈한 뒤 “분노의 정치는 잠시나마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하진 않는다”며 트럼프 노선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마이크 머피 공화당 전략가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앵커’ 역할을 하는데, 공화당은 버지니아 주에서 큰 소리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탄광에서 위험을 알려주는 ‘카나리아’는 기절한 게 아니라 머리가 폭발했다”고 강한 경고음을 냈다.

반면 버지니아와 뉴저지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패배한 곳인 만큼 선거 결과를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위원장인 로빈 헤이스는 “민주당이 선거 결과를 놓고 ‘반트럼프’, ‘트럼프에 대한 거부’라고 선전하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지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고, 그의 ‘워싱턴 오물 빼기’ 또한 여전히 반향이 크다”고 반박했다.

백악관이 선거의 승부처인 도시 근교 지역 유권자들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비판이 친트럼프 진영 내부에서도 나오지만, 백악관은 감세와 오바마케어 폐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어젠다를 처리하는 것만큼 내년 선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재선가도 휘청이는 트럼프, 조기 레임덕?

갈수록 숨통을 죄는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에 더해 지방선거 완패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최대의 정치적 시련기를 맞았다. 미 전역을 달군 ‘트럼프 열풍’을 앞세워 대통령 당선증을 거머쥔 지 불과 1년 만이다.

대선 1년을 맞아 나온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의 재선 가도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조그비 애널리틱스’가 이달 3~6일 미 성인 884명을 대상(표본오차 ±3.3%)으로 조사해 8일 내놓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가상대결에서 모든 민주당 예상 후보에게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51% 대 40%로 져 두 후보 간 격차가 가장 컸다. 이어 조 바이든 전 부통령(50% 대 41%),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47% 대 44%),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45% 대 43%) 등에도 오차범위 안팎으로 밀렸다.

이 조사기관은 “공화당원의 트럼프 지지율이 몇 달 전 80%대 중반에서 지금은 74%로 떨어졌다”면서 “갈수록 지지기반을 잃어가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지난달 26~30일 유권자 1천99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가상의 민주당 후보중 누구를 선출할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36%는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지만, 46%는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물론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정의 주도권을 쥔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도전까지 남은 3년 임기 안에 얼마든지 여론을 반전시킬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다만 임기 반환점을 향해 나아가는 앞으로의 1년이 향후 의회 지형은 물론 재선 등정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합

트럼프와 샌더스(CG)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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