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얻고 미국이 잃은 건 ‘소프트파워’

-英 이코노미스트 트럼프 집권 1년 평가
-“민주주의ㆍ인권 등 비웃어…무형저력 상실”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년 동안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크게 떨어졌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1일 분석했다.

소프트파워는 경제제재나 군사행동처럼 물리적으로 발휘하는 힘이 아닌, 문화ㆍ예술ㆍ사상과 같은 무형의 저력을 의미한다. 

사진=AP연합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미국이 민주주의, 인권과 같은 보편 가치를 옹호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를 공공연하게 비웃었다고 주장했다.

독재자에 존경심을 표시하거나, 필리핀에서 범죄자들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행위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같은 권위주의 지도자들에게 호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스트롱맨’들에 대한 이같은 태도가 전략이 아닌 그 자신의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다른 미국 대통령들도 냉전시대에 독재자를 두둔하기도 했으나, 트럼프와 달리 신념에서 나온 언행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니카라과의 반사회주의 독재자에 대해 “나쁜 놈이지만 우리 나쁜 놈”이라고 말했던 것 등이 그 사례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나쁜 놈이군. 멋진데’ 같은 꼴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가 지난 1년 동안 지구촌에 미친 악영향이 상당하다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유럽 등의 자유민주주의 동맹 일부와 관계가 멀어졌다.

동시에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악행을 장려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최근 내부 반대파에 대한 대규모 숙청을 강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치 훼손, 인권침해 논란에도 이를 공식 지지했다.

중국은 미국식 민주주의 체제가 한물갔다고 더 쉽게 선언할 수 있었고, 다른 국가들은 중국식 권위주의 체제에 유혹을 느끼게 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코노미스트 “미국이 세계에서 선(善)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 활동해왔으나, 강한 국가는 자신만을 돌본다고 믿는 대통령 때문에 그런 활동이 위험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장하면서 미국을 약화하고 세계를 더 나쁜 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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