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제유가 상승, 경제 복병 만들어선 안된다

국제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이 한국경제의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적이다. 산업별로 호불호가 갈린다. 정유업계에는 호재지만 항공업계에는 악재인 식이다. 그래서대개 그 나라 경제 전체로는 중립적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을 앞둔 변곡점의 상황에 놓인 우리로서는 치명적인 복병이 될 수도 있다. 이럴때 유가는 물가와 금리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가계부채 관리와 내수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상승에 대한 치밀한 관리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국제유가는 뚜렷한 상승세다. 두바이유는 지난 9월 초만해도 배럴당 40~50달러 수준이었지만 지난달부터 가파르게 올라 이달들어 60달러를 넘어섰다. 2년4개월 만에 최고치인 유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전망이 보통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달 말 정기총회에서 감산합의를 연장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정불안으로 중동의 석유 생산이 차질을 빚으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메릴린치와 시포트글로벌증권 등 금융회사들은 유가가 단기적으로 7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로인해 국내 유가도 치솟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페트로넷’은 전국 주유소 평균가격(ℓ당)을 휘발유 1517원, 경유 1309원으로 고시했지만 이미 서울시내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대부분 2000원을 넘어섰고 경유는 2000원을 코 앞에 두고 있다. 다들 연중 최고치다.

국제유가상승은 석유류를 중심으로 물가를 끌어올려 내수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10월 수입물가지수는 83.17로 전월대비 0.6%, 전년동월대비 6.8% 각각 올랐다. 전월대비 4개월, 전년동월대비 12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같은 상황은 국내 물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될 수 밖에 없다. 현재 낮은 수준의 소비자물가는 곧 2%선을 뚫고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그동안 금융통화위원회의 발목을 잡아온 물가 고삐가 풀리고 금리인상은 불보듯해진다. 안그래도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양국간 금리역전 현상이 우려되던 상황이다.

문제는 물가가 꿈틀대면 그렇지 않아도 움츠러든 내수가 더 위축될 수 있다. 전기요금 상승 압력도 무시할 수 없다. 400만명 가까운 차주가 여러 겹의 빚을 안고 있는 가운데 연간소득으로 원리금도 충당할 수 없는 이가 100만명을 크게 웃도는게 현실이다.여기에 금리상승까지 가세하면 가계의 구매력은 더 떨어진다.

경제도 준비다. 여건이 나쁘지 않을 때 미리 위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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