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모바일 유통혁명의 현장 생생히 보여준 광군제

중국 알리바바가 주도하는 11일 광군제(光棍節) 할인판매 행사 결과가 충격적이다. 우선 예상을 뛰어넘는 가공할 실적이 그렇다. 이날 하루 거래액은 1682억 위안(한화 약 28조3000억원)을 기록한 했다. 대박 정도가 아니라 경이적인 실적이다. 행사 시작 불과 11초만에 1억위안을 돌파했고, 시간당 1조2000억원 가량이 거래됐다. 지난해 거래액 1207억 위안만 해도 대단한데 이를 13시간 9분만에 거뜬히 넘어섰다. 참여 규모 역시 엄청났다. 글로벌 브랜드 6만개를 포함해 14만개 이상의 브랜드 1500만점이 온ㆍ오프라인에서 판매됐다. 지구촌 최대 온라인 쇼핑 이벤트라지만 상상 그 이상의 결과다.

정작 주목할 만한 건 따로 있다. 상품 주문과 결제, 배송 등 일련의 처리 시스템이다. 이날 총 결제 건수는 15억건 정도다. 이게 대부분 모바일로 이뤄졌다고 한다. 피크시점에서는 초당 무려 26만건의 주문이 몰렸지만 잘 정비된 모바일 결제서비스가 한치의 오차 없이 처리해냈다. 중국 모바일 경제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 주문을 소화할 배송시스템도 어마어마했다. 알리바바의 택배 계열사인 차이냐오는 이날 자율주행 로봇과 자동화 창고를 기반으로한 시스템을 가동해 8억1200만건 이상의 배송을 처리했다. 모바일시대 유통혁명은 이렇게 진행되고 있었다.

광군제가 던지는 가장 큰 시사점은 바로 유통혁명이다. 모바일은 이제 우리의 일상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소비와 유통 패턴도 이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이날 중국CCTV와의 인터뷰에서 온오프라인, 사람과 상품을 결합한 ‘신유통(New Retail)’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신유통은 쉽게 말해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QR코드로 긁어 모바일로 즉시 주문하는 형태의 유통구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도 이젠 없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10만개의 오프라인 상점이 온라인 스토어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광군제 행사에서 일부 기업이 많은 실적을 올렸다지만 여기에 만족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글로벌 유통현장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뛰어들어도 살아남기 버거운 상황이다. 한데 시대착오적인 각종 규제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남의 잔치 구경이나 하는 신세다. 더욱이 우리는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ITC)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기업과 정책 당국 모두 광군제 성공과 그 배경의 의미를 더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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