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몸개그’ 악수 공개된 이유, 사진기자의 복수 때문?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의 교차악수에 우왕좌왕하고 쩔쩔 매는 사진이 화제다. 그런데 이 사진이 백악관의 취재 불허에 불만을 품은 사진기자의 ‘복수’ 때문에 공개됐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을 출입하는 더그 밀스 뉴욕타임스(NYT) 사진기자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베트남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 앞서 각국 정상들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한 장을 올렸다.

각국 정상이 나란히 서서 APEC 회의의 전통에 따라 양팔을 교차해 악수를 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만 이 자세가 익숙지 않은 듯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밀스의 SNS 사진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해 AP·AFP통신 등 언론들이 일제히 이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더그 밀스 기자 트위터]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른쪽에 있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가 왼쪽에 있던 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머쓱하게 했고, 이내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트럼프 대통령은 멋쩍게 웃은 뒤 왼손으로 푹 총리와, 오른손으로 두테르테 대통령과 악수를 하는 모습의 사진을 순차적으로 싣기도 했다.

그런데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앙숙인 NYT 소속인 밀스 기자가 지난 APEC 회의 당시 개별 취재가 허용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품어 트럼프 대통령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이 담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는 것으로 ‘복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밀스 기자는 이보다 앞선 지난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백악관이 사진기자들의 접근을 차단한 것을 비꼬며 검은색 사진과 함께 “오늘 베트남 다낭에서 공동취재단이 찍을 수 있었던 사진”이라는 멘션을 올렸다. 밀스 기자는 퓰리처상을 받은 베테랑 사진기자로 AP통신을 거쳐 2002년부터 NYT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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