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가성비 따지면 해외여행…1년에 2~3번 비행기 탄다”

-韓 올 한해 평균 해외여행 2.6회 최고

-“바가지 스트레스 없어”…해외여행이 일상

-항공권 ‘최저가 검색’ 등 가성비 높여

#. 직장인 박모(27) 씨는 올 황금연휴로 꼽힌 지난 10월초 홍콩행 비행기를 탑승했다. 지난 여름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 해외여행이다. 5월 황금연휴를 놓친 탓에 항공권 예매 사이트에서 ‘새로고침’만 수 백 번을 하면서 악착같이 항공편을 구해놓았다. 아직 사회초년생이어서 월급은 많지 않지만 당장 숨 막힐 것 같은 직장 생활에 돌파구를 찾아 해외로 향했다. ‘외국에 나간다고 말해놨으니 회사 단체 카카오톡방 좀 안 읽어도 괜찮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박 씨는 홍콩에서 자유를 만끽했다. “최저가 검색에 품만 조금 들이면 이만한 만족감을 주는 가성비는 찾기 어렵다”는 박 씨는 올 연말 남은 연차를 사용해 또 한번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다니는 한국인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욜로족이 대세이기도 하지만 국내여행과 비교해볼 때 비용차이가 거의 없는 것도 해외를 찾는 주된 이유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1∼9월 사이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는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평균 해외여행 횟수는 2.6회나 됐다. 작년보다 0.5회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13년에는 평균 1.2회에 불과했던 연간 해외여행 횟수가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과반수인 61.5%가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여행과의 비용 차이가 크지 않아서’(29.4%)였다. 

지난 10월 추석 황금 연휴를 맞아 인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출국게이트 앞에 길게 줄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여름휴가를 태국으로 다녀온 직장인 정모(27) 씨는 “제대로 쉬고 싶어서 다녀왔다. 국내 여행을 가면 바가지에 상인들 등쌀에 치이기 십상인데, 태국에선 적은 비용으로도 고급 호텔에서 스파를 즐겼다. 마사지 관리처럼 평소 못했던 경험을 맘껏 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고 해외여행 선호 이유를 밝혔다.

통계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다녀온 여행객 대다수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해외여행에 대한 만족도는 조사대상 중 80.2%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해외여행 목적은 대부분(83.3%) ‘여가ㆍ위락ㆍ휴식’이었다.

정 씨는 “그냥 한국의 모든 것들, 특히 직장일을 잊고 떠나고 싶어서 국내보단 물리적으로 먼 외국을 찾는 이유도 있다. 100만원, 200만원 아낀다고 집 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주기적으로 풀어줘야하지 않겠냐. 여행에 들어가는 돈은 매달 지출을 줄여서 충당하면 된다. 정말 돌아가고 싶은 행복한 시간이었고 지친 삶 속에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한국인의 해외여행 사랑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도 내년에 해외여행을 갈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90.3%로 조사됐다.

올 여름 제주도로 가족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김모(57) 씨도 내년에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김 씨는 “올해 미처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서 가까운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다음엔 제주도 갈 돈에 조금 더 보태고 최저가 항공편을 검색해서 동남아로 다녀오자고 아들딸과 약속했다. 자식들은 오히려 그렇게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게 가성비도 높고 추억도 훨씬 많이 남는 장사라고 설득하더라”고 밝혔다.

여행업체 하나투어 역시 해외여행 특수를 또 한차례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는 5월, 10월 황금연휴가 여름ㆍ겨울 성수기에 버금가는 호황을 맞았다. 저가 항공권 많아져 오히려 국내보다 싸다는 느낌도 가지는 상황이다. 12월 말과 1월 겨울 휴가철 대목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투어 측은 “올해 해외여행 증가를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가격이나 만족도를 세밀히 따져 소비하는 가치 소비가 반영된 결과로보고 있다”며 “해외여행이 일부 계층만 누리는 사치로 인식이 점차 사라지면서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액 대비 가성비를 고려할 때도 해외여행이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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