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때도 이랬으면…” 포항지진 대피소에 개별텐트 설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포항 지진 대피소에 개별텐트가 설치돼 이재민들이 대피 생활 중 사생활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세월호 사건 당시 유족들이 체육관에서 개별텐트 없이 지내며 사생활이 노출돼 불편을 겪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세월호 때도 이랬으면 유족들의 아픔이 그나마 덜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마저 불러일으킨다.

20일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에 포항 지진 이재민이 머물 수 있는 ‘사생활 보호용’ 텐트가 설치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0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에 지진 피해 이재민들을 위한 개별 텐트가 설치됐다. 지난 15일 지진이 발생한 지 5일 만의 신속한 조치.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 오전 6시 기준 포항 지진 피해 이재민은 1099명으로 집계됐다.

이재민들은 학교 체육관 등 총 9개 대피소에서 생활 중이다.

흥해체육관에 머물던 이재민 850여명은 텐트 설치 작업을 위해 지난 19일 흥해공고, 남산초로 분산 수용됐다. 장기간 대피소 신세를 져야할 이재민들은 개별텐트가 설치된 흥해체육관으로 거처를 옮긴다.

포항시는 텐트 설치 전 체육관 바닥을 청소하고 다수가 공동 이용하는 공중화장실도 청소 완료했다. 대피소 바닥에는 온열매트를 깔아 닥쳐오는 추위에 대비했다.

개별텐트 설치와 함께 텐트별 명찰을 배부하고 명찰이 없으면 대피소 출입을 통제해 안전 및 보안 문제를 한층 강화했다.

이런 모습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와 대조된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당시 진도체육관에서 사생활이 완전히 노출된 채 7개월 넘게 지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장기간 칸막이 없이 노출된 공간에서 야간 조명에 노출되는 시간이 지속되면 심신이 지쳐 건강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조언했지만, 끝내 진도체육관 내부에 개별텐트는 설치되지 않았다.

흥해체육관은 사고 직후 10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려 혼잡을 빚었다. 앞서 지난 18일 포항 북구 양덕동 기쁨의교회에서 이재민용 개인 칸막이를 설치했다. 이어 흥해체육관에서도 개별텐트를 도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포항시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20일 포항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면서 앞으로 포항시는 향후 피해 복구액 중 지자체 부담액의 64.5%를 국고로 추가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또 건강보험료 경감, 통신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요금 감면, 병역의무 이행기일 연기, 동원훈련 면제 등 6개 항목의 지원도 이뤄진다.

특별재난구역 선포 절차는 지역대책본부장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하면 중대본부장 동의를 거쳐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중앙안전관리위원회’의 안건으로 올리게 된다.

중앙안전관리위원회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 안건이 심의 및 의결되면, 중대본부장은 대통령에게 선포를 건의하고, 대통령이 직접 선포한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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