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월드컵 1승 1패’ 허재 호, 희망을 보다

[헤럴드경제=박건우 기자]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2019 FIBA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지난 23일 뉴질랜드와 1차전 원정경기에서 접전 끝에 86-80으로 신승을 거뒀다. 원정 경기에서 뉴질랜드를 잡아낸 것은 모두의 예상을 깬 일이었다. 홈&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지역예선에서 한국은 이어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중국과의 경기가 펼쳐졌다. 아쉽게 81-92로 패하며 A조 예선 초반 두 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 두 경기를 통해 남자농구대표팀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살펴봤다.

▶리바운드의 열세 극복= 한국농구는 지난 8월 아시안컵에서 국제무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저평가를 딛고 3위라는 성적을 거두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김선형-김종규-양희종 등의 부상 악재와 함께, 더 험난한 농구월드컵 예선에서도 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많은 의문부호가 붙었다. 

▶3점슛을 시도하고 있는 전준범.[사진=FIBA]
▶레이업을 시도하고 있는 최준용.[사진=FIBA]

한국은 뉴질랜드를 상대로 리바운드에서 33-40으로 수치상으로 밀렸다. 이 리바운드 열세를 ‘3-2 드롭존’을 기본으로 한 박스아웃을 통해 극복했다. 수비조지력이 빛난 대목이다. 가드로는 신장이 큰 최준용은 3-2 드롭존의 앞선 수비를 맡았고, 이는 상대팀 가드들에게 부담을 줬다. 또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2m의 장신이 가장 먼저 뛰어주기 때문에 얼리오펜스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뉴질랜드 전에서 최준용은 9득점 7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리바운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준용뿐 아니라 오세근, 이승현, 이종현, 김종규 등 빅맨의 역할도 중요하다. 뉴질랜드 전에서 오세근은 뉴질랜드의 장신들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파울 관리를 하며 14득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했고 이승현도 14득점 4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반면 중국전에서는 오세근이 3쿼터 중반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빠지면서 벤치로 물러났고, 김종규 역시 부상으로 인해 후반은 뛰지 못했다. 이종현과 이승현, 그리고 최준용이 4쿼터에서 분전했지만 만리장성은 생각보다 높았다. 드롭존을 섰을 때 높이 열세로 인해 효과적인 수비가 불가능했고, 중국에게 골밑을 공략 당했다. 중국의 빅맨 딩얀유향은 전반에 조용했으나, 결국 30득점을 올렸다.

결국 리바운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비조직력과 빅맨들의 허슬플레이가 필수다.

▶대한민국남자농구대표팀. [사진=FIBA]

▶5명 모두 볼에 관여해야 한다

한국은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27개의 어시스트를 성공하며 상대(14개)에 크게 앞섰다. 뉴질랜드는 웹스터 형제의 개인능력을 활용한 플레이가 잦았으나, 한국은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5명의 선수가 고르게 볼을 만지며 공간을 만들어냈고, 공격을 성공시켰다. 한국형 모션 오펜스가 대표팀에 자리잡을 준비가 된 것이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한국이 성공시킨 10개의 외곽슛을 살펴보면, 페인트존에서 밀려나 어쩔 수 없이 외곽슛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5명이 약속된 협력플레이를 통해 완벽한 오픈 찬스를 만들어낸 것이 대부분이었다.

어시스트는 신장은 작아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공격기술이다. 유기적인 볼 흐름을 통해 오픈 찬스를 만들어 던진 외곽슛과 공격제한시간에 쫓겨 죽은 볼을 처리하는 것은 성공률에서 차이가 난다. 아쉽게도 중국전에서는 5명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실종됐다. 그렇기에 슛 셀렉션이 나빴고, 이는 저하된 외곽슛 성공률로 이어지며 패배를 불렀다.

농구월드컵 예선 초반 두 경기를 통해 한국은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무기력하게 패하지 않는 모습은 다시 농구 붐이 찾아올 수 있다는 믿음을 주었다. 다음 예선 경기는 내년 2월에 펼쳐진다. 그때는 귀화 예정된 라틀리프가 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된다. KBL에서 오랫동안 경기를 했던 라틀리프이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018년 국제대회 선전이 국내리그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일이 한국 남자농구에서 연출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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