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수록 커지는 中 지하 금융

광둥성 3조3000억원 적발, 1만명 거래
‘일대일로’ 새로운 자본 유출 통로
지난 5년간 701조 해외로 유출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정부의 엄격한 외화 유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지하은행을 통한 ‘자본 엑소더스’가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최근 200억위안(약 3조3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해외로 불법 유출한 광둥(廣東)성 샤오관(韶關)의 지하은행이 적발됐다. 7명이 체포되고 20개 성에서 개설된 148개의 대포 통장이 압수됐다. 무려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금을 해외로 밀반출 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하은행은 홍콩달러와 위안화 환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은 현재 개인의 외화 유출이 연간 5만달러로 제한되고 있음에도 이번 사건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감시를 피해 해외로 자본을 유출하고 있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광저우르바오는 “저렴한 수수료에 빠른 송금, 액수 제한이 없으면서 자금 출처를 밝힐 필요도 없는 게 지하은행의 매력“이라며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으로 여전히 자본 유출이 심각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해외 자본 유출로 인한 금융위기를 우려해 엄격한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더 많은 자금이 지하은행으로 숨어들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와 저조한 증시, 성장 둔화로 안전한 재산 도피처를 찾는 사람들 때문이다. 특히 부패 관료들이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는 데 활용되고 있다.

지하 은행을 통해 빠져 나간 자금은 마카오의 도박장이나 신용카드 이용대금, 현금화 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통해 돈세탁이 된 후 부동산, 주식, 예금 등 합법적인 투자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공안 당국 통계에 잡힌 것만해도 9000억위안(약148조 2500억원)이 지하은행을 통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하은행이 활성화 된 것은 중국 정부의 방조 덕분이기도 하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비공식 금융업을 허용해 기업을 지원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최근에는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육상ㆍ해상 실크로드 경제권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가 자본 유출의 합법적인 루트가 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인민은행의 위융딩(余永定) 전 금융정책위원은 최근 일대일로를 주제로 하는 ‘중국 금융 40인 포럼’에서 “당국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1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5년여 동안 6200억달러(약 701조7160억원)가 해외로 빠져 나갔다”면서 “지금도 일대일로 정책을 빌미로 자금 반출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되는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중국 국무원은 지난 8월 부동산, 호텔, 영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는 지침을 발표한 데 이어 9월에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100억 달러 이상의 해외투자와 핵심사업과 무관한 10억 달러 이상의 인수합병(M&A), 국유기업의 10억 달러 이상의 해외부동산 투자를 한시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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