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드러낸 박前대통령 5인의 방패

역대 최다 국선변호인 5인 법정에

국선변호인으로 구성된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새 변호인단이 2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역대 가장 많은 5명의 서울중앙지법 소속 국선 전담 변호사로 구성됐다.

국선변호인단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을 단 한번도 접견하지 못하고 재판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인터넷 편지’를 보내 접견 의사를 물었지만, 계속해서 접견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기록에만 근거해 변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달 25일 재판부 직권으로 지정된 이후 12만쪽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검토해왔다.

변호인단을 이끄는 조현권(62ㆍ연수원15기) 변호사는 지난 2004년부터 13년 동안 서울중앙지법의 국선 전담으로 근무한 베테랑이다. 민ㆍ형사 사건을 두루 변호했지만 특히 환경법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1997년 환경부 법무관실 서기관(4급)으로 특채됐고, 낙동강 환경관리청 운영국장 등을 거치며 일선 행정을 경험하기로 했다. 지난 2002년 국가인권위원회 법무담당관을 역임한 뒤 변호사로 개업해 활동하고 있다.

국선변호인단은 주로 6년차에서 12년차의 경력을 가진 40대 변호사로 꾸려졌다. 12년차 법조인으로 형사 사건을 주로 수임한 남현우(46ㆍ연수원34기) 변호사도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9년차 변호사인 강철구(47ㆍ연수원37기)변호사와 김혜영(39ㆍ연수원37기) 변호사, 지난 2011년부터 변호사 생활을 해온 박승길(43ㆍ연수원39기) 변호사도 변론을 맡는다.

이번에 꾸려진 국선변호인단은 기본적으로 1심 변호에 집중하고, 항소심에선 구성이 바뀔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계속 재판에 협조하지 않더라도 국선 변호인은 쉽사리 사임할 수 없다.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국선변호인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만 사임할 수 있다. 법원이 피고인과 변호인의 신뢰가 깨졌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임을 허락해야만 변론을 그만둘 수 있는 구조다.

통상 서울중앙지법의 국선전담은 매달 600만원 가량 급여를 받지만, 박 전 대통령 사건의 경우 보수를 증액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혐의부터 변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 가운데 최순실(61) 씨와 안종범(58) 전 정책조정수석 등 공범들과 연관된 재단 강제모금 혐의부터 먼저 변론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이 이미경 CJ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혐의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의 명단을 만들어 지원을 배제하려 한 혐의도 국선변호인단의 변론 대상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중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40억여 원을 뇌물로 상납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수사 과정에서 국선변호인단의 조력을 받을 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도예 기자/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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