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新DTI, 가계부채와 부동산 양수겸장 대책돼야

금융당국이 26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인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을 내놓았다. 신(新) DTI로도 불리는 이번 방안은 많은 세부내용들이 부동산 투기억제에 맞춰졌다.

신 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까지 연간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인식하는 만큼 비율이 높아져 대출 가능 금액은 줄어든다. 하지만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돈줄을 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내년 1월부터 수도권과 투기지역 등에서만 우선 시행되는데다 신규 중도금ㆍ이주비 대출에는 신 DTI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선의의 실수요자는 예전보다 낫다. 만 40세 미만의 무주택자와 20~30대 젊은 직장인,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는 대출한도가 늘어나도록 신DTI가 설계됐다. 미래소득도 함께 반영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사 등 불가피한 사정 탓에 2개의 주택담보대출을 가진 경우에도 기존 주택을 즉시 처분하면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은 빼고 이자만 DTI에 반영된다. 2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주택담보대출도 갚겠다면 신규 대출은 만기 제한(15년)도 적용하지 않는다.

반면 다주택자들이 갭투자 등 돈으로 돈을 버는 부동산 투기는 근본적으로 막혔다. 두 번째 주택담보대출부터 DTI를 계산할 때 실제 대출 기간과 무관하게 대출 기간을 15년까지만 적용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혹시 모를 전세 수요 폭증 상황이 올 경우에도 대비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때 전세대출은 이자상환액만 반영하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은 만기가 1년임에도 10년 분할상환으로 산정해 계산한다.

이번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은 적어도 원칙과 현실적인면에서 더 이상의 구조 변경이 불필요할 정도로 세심하계 설계된 시스템으로 평가할만하다. ‘소득이 있어야 대출이 가능하다’는 원칙하에 ‘투기에는 장벽을 쌓되 실수요자는 보호한다’는 현실적인 고려점이 모두 반영돼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담보인정비율(LTV)규제가 없는 자영업자에 적용할 가이드라인인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을 만드는 것도 빼놓지 않았을 정도다. 필요에 따라 비율만 조정하면 원하는 정책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선진화된 측면이 많다.

이제 과제는 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선진화된 여신심사 관행이 금융기관에 제대로 정착되도록 하는 일이다. 그건 설계보다 중요한 운용의 문제다. 설계처럼 운용도 잘 되어야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를 동시에 푸는 양수겸장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