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평창’ 올인 전방위 외교…준비는 아직 ‘허술’

- 정부, 주말계기 주한외교단ㆍ中 기자단 평창 초대
- 90여 명 주한외교단에 안내지원 ‘9명’
- 대사 수행원단 “동선 정리ㆍ안내원 부족 아쉬워”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ㆍ외교부 공동취재단] 정부가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흥행과 한반도 정세 완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발벗고 나섰지만, 그 과정에서 구멍이 곳곳에 발견되고 있다.

한 주한대사 수행원은 27일 최근 외교부와 평창 조직위원회의 안내로 평창 올림픽ㆍ패럴림픽 경기장을 방문했던 것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의전이나 안내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다음 방문에서는 좀 더 나아져 있기를 바란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진=외교부 제공]

앞서 외교부는 25일 각국의 주한대사와 관계자, 상공인 등 200여 명을 이끌고 평창 올림픽ㆍ패럴림픽 경기장과 강원도의 각종 인프라를 찾아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50여 명의 외교부 인사들과 마크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 등 주한외교사절,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을 위시한 주한미군 관계자, 일본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 내외신 취재진 등이 대거 참여했다.

문제는 첫 방문지인 강릉 아이스 하키경기장에서 발견됐다. 경기장 입구 앞에는 목자재들이 주의표시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90여 명의 주한외교단은 강 장관을 맞이하는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의 설명을 듣기 위해 목자재들을 밟으며 경기장 주변을 돌아다녔다. 장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누가 안내원인지 구분할 수 없었던 한 주한대사 수행원들은 “우리 지금 누굴 따라가고 있는 것이냐”, “나도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오찬장에는 안내원이 없어 미리 도착한 일부 수행원들이 난색을 표했다. 한 수행원은 본지 기자에게 다가와 “이곳이 오찬장이 맞느냐”며 질문하기도 했다. 내외신 기자들이 주한외교단ㆍ주한미군 관계자들과 섞여 이동했다보니 주한미군 수행원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평창 조직위원회가 이날 행사를 위해 총 9명이었다. 평창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장에는 외부인 출입을 막아서 경호상 문제가 없었다”며 “애초 이날 행사는 주한대사 관계자들과 기자 등 모든 참석자들이 평창을 방문한 것이기 때문에 믹스업(mix-up)으로 의전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주한대사들과 기자, 주한미군 관계자들이 다 함께 섞여 다니는 자리였고, 브룩스 사령관 등 참석자들도 알고 있었고, 기자들과 같이 움직이는 것도 괜찮다고 밝혔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한 외교 전문가는 “외교부 당국자들과 출입기자들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는 있어도 대사들까지 함께 움직이는 경우는 드물다”며 “주한대사들에게 모두 양해를 구한 것인지 의문이 가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외교부 제공]

부족한 숙박시설도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평창을 찾은 한 기자는 “지난 몇 달간 평창을 답사하며 숙박시설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며 “관광객들이야 고속철(KTX) 경강선을 타고 이동할 수 있겠지만, 계속 평창과 강릉에 머물러 취재를 해야 하는 기자단을 위한 숙박시설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평창 조직위 홍보관계자는 “현재 강릉에 미디어촌이 있고, 평창에서는 알펜시아 ‘홀리데이 인’을 같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기자는 “문제는 기자실이 아니라 기자들의 숙박실”이라고 반박했다. 평창올림픽 계기 자국 대통령 및 귀빈인사의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는 한 주한대사관 관계자는 “수행원들까지 다 같이 숙박해야 하는데 어디서 지낼 지 혼란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장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이라고 강조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 각종 채널을 통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관련 추가 조치를 요구하며 어렵사리 갈등을 봉합한 지난달 한중 간 합의를 무시하고 있지만, 정부는 대중 관계에서 일정부분 수세를 감내할 정도로 평창에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 흥행뿐만 아니라 실질적 국가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촘촘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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