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독재자가 ‘정치원로’? 짐바브웨 개혁 먹구름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불명예 퇴진한 짐바브웨 독재 통치자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이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향후 정치 원로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의 조카인 레오 무가베는 “현재 무가베 전 대통령이 새로운 삶을 고대하면서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지내고 있다”며 “그가 현재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 [사진제공=AP연합뉴스]

무가베 전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는 대학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가베 전 대통령이 권좌에 있을 때인 지난 8월 10억 달러(약 1조870억 원)를 들여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35㎞ 떨어진 곳에 대학을 세우겠다고 밝힌 것을 계속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레오 무가베는 그레이스가 퇴진한 무가베와 늘 함께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놀라운 사람이다. ‘로버트 무가베 대학’ 설립 계획을 계속해서 추진해나가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무가베 전 대통령과 군부 사이에서 퇴진협상을 중재한 예수회 신부 피델리스 무코노리는 BBC 방송 인터뷰에서 “무가베 전 대통령은 짐바브웨 정치에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원로 정치인으로 조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4일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한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취임사에서 무가베 전 대통령을 ‘국가 창시자’, ‘나의 아버지이자 지도자이고 멘토’ 등으로 추켜세운 점을 근거로 들었다.

따라서 짐바브웨 국민들이 바라는 민주적 개혁을 음난가그와 정권이 추진하지 않을 우려도 있다고 BBC 방송은 내다봤다.

앞서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는 25일 무가베가 가족 면책은 물론 1000만 달러(약 108억6500만 원)에 달하는 ‘위로금’까지 챙겼다고 보도했다. 유업회사와 사립학교, 보육원 등 가족 사업도 보호받으며, 사망할 때까지 15만 달러의 연금도 받는다. 이에 정권을 ‘교체’한 것이 아닌 ‘거래’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관련해 무코노리는 “면책권 외에 아무 것도 제공하지 않았다”면서도 ‘위로금’ 수령 여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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