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통첩 날린 법원, “내일도 출석 거부하면 궐석재판”

-42일만에 재개된 재판…박 전 대통령 불출석으로 공전
-“28일도 불출석 하면 궐석재판 진행 여부 판단할 것”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변호인단 총사퇴로 중단됐던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재판이 42일 만에 재개됐지만 공전(空轉)됐다. ‘재판 보이콧’ 의사를 밝혔던 박 전 대통령이 이날 법정 출석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28일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27일 오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89회 공판을 진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42일만에 재개됐지만 불출석해 연기됐다. 재판 진행 당시 박 전 대통령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지난달 16일 이후 42일 만에 열렸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기존 변호인단 7명은 구속 연장 결정에 반발하며 모두 사퇴했다. 박 전 대통령도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며 새 변호인단을 꾸리지 않았다.

재판부는 결국 지난달 25일 직권으로 국선변호인 5명을 선정하고, 이들이 12만쪽이나 되는 방대한 기록을 검토할 시간을 주기 위해 재판을 미뤘다.

27일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마침내 재개됐으나 박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구치소 측도 박 전 대통령을 강제 구인할 수 없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구치소 측은 ‘박 전 대통령이 허리디스크로 불편을 호소하는 데다 전직 대통령인 신분을 고려했을 때 강제 인치하기 곤란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법정에 제출했다.

결국 이날 심리는 진행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예정돼 있던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증인신문을 다음날인 28일 오전 10시로 미뤘다. 또한 수감된 박 전 대통령에게 “출석을 거부하면 박 전 대통령 없이 공판을 진행하겠다”는 최후 통첩을 보내기로 했다.

재판부는 28일 박 전 대통령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결정하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도 출석하지 않으면 검사와 변호인만 출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의 인치가 곤란한 상황이면 피고인 출석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의 재판은 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은 채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변호인 접견마저 거부하는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순순히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이 극적으로 재판에 출석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과거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도 ‘주2회’ 재판에 불복해 재판을 거부한 전례가 있지만, 법원이 “강제 인치할 수 있다”고 통보하자 다음 기일에 법정에 나왔다.

한편, 27일 재판에는 박 전 대통령의 새 변호인단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의 국선전담 변호사 5명이다. 조현권(62ㆍ연수원15기), 남현우(46ㆍ연수원34기), 강철구(47ㆍ연수원37기), 김혜영(39ㆍ연수원37기), 박승길(43ㆍ연수원39기) 변호사가 모두 법정에 출석했다. 조 변호사는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종전 변호인들의 변론 내용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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