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장 선거도 ‘은밀한 뒷거래’?…대학가 선거 촌극

-운동원들이 10명씩 설문조사 빙자 전화 유세
-징계에 불복…후보 자격 박탈 번복되며 선거 연기돼
-후보 감시해야 할 위원들은 징계 수위 이면 합의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대학 단과대 학생회장 선거에서 후보가 학생 명단을 만들어 여론조사를 빙자해 전화 유세를 하다 적발돼 사퇴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후보를 감시해야 하는 대학 선거관리위원회는 오히려 후보와 이면 합의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며 모두 사퇴했다.

27일 건국대에 따르면 한 단과대 학생회 선관위는 지난 22일 선거 진행을 위해 필요한 위원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사퇴문을 작성하고 위원직을 사퇴했다. 선관위가 특정 후보와 몰래 만나 징계 사안을 축소한다는 합의를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사진=123rf]

학생회 자체 조사 결과 선관위원들은 경선으로 치러지는 학생회 선거에서 한쪽 후보가 자격을 박탈당하면 투표율이 저조해질 것을 우려해 특정 후보의 징계 사안을 축소 발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는 이후 후보와 따로 만나 추가 징계 사안이 드러나도 일정 수준까지는 용인해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당시 해당 후보는 선거 직전 유권자 연락처 등을 정리한 명단을 만들고 전화로 지지를 요청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 의혹으로 징계를 받은 상황이었다. 선거운동원이 배정된 유권자 10명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후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여론조사 형식의 전화 유세를 한 혐의가 인정됐고, 결국 해당 후보는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후보 측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징계 판단에 대한 쟁의를 상급기관인 선거쟁의심의위원회 요청했고, 총학생회는 실제 학생 명단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후보에 대한 징계 효력을 정지하고 사안을 재논의하라고 권고했다. 단과대 선관위는 해당 결정에 반발했지만, 결국 해당 후보의 피선거권이 복권되면서 선거 일정은 연기됐다.

학생회 관계자는 “처음 진상 조사 단계에서 후보가 조직표를 만들고 전화를 돌렸다고 인정한 만큼, 애초 징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라며 “심의위원회 결정도 징계 철회가 아닌 보류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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