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법인세율 인상 없이도 법인세수 증가할 것…기업 경쟁력위해 올리지 말아야”

- 정부 올해 세제개편안, 법인세율 22%→25% 인상 논의
- 한경연 “극소수 기업 적용 법인세 인상 문제 없다는 주장 경계해야”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7일 “법인세율 인상은 기업의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법인세율 인상 재고를 주장했다.

한경연은 이날 ‘법인세 인상이 불필요한 다섯가지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고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으로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3%포인트 올리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오는 30일 국회 조세소위 세입예산 심사기한을 앞두고 법인세율 개정안이 여야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경연은 먼저 법인세율 인상 없이도 내년도 법인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9월까지 법인세수가 15% 이상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올해 3분기 코스피 상장기업의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이 크게 늘어 기존 법인세율 내에서도 충분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 상장기업 633개사의 법인세차감전 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 누적 54조6000억원에서 올해 81조원으로 48.2%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한경연은 또 미국과 일본 등이 법인세율을 내리는 추세에 주목했다. 한경연은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창출을 위해 법인세율 인하를 일관되게 추진하는 주요국과 달리, 한국은 인상을 고수하고 있어 사실상 세계 흐름에 역행한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LG화학 등에 적용되는 유효법인세율이 해외 경쟁기업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한경연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지난 5년간 유효법인세율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유효법인세율은 20.1%로, 경쟁기업인 애플(17.2%), 퀄컴(16.6%), TSMC(9.8%)에 비해 매우 높은 법인세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업계 선두인 다우케미칼(24.7%)과 독일 바스프(21.5%), 일본 도레이(22.9%)보다도 높은 유효법인세율 25.1%를 부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효법인세율은 법인세 납부액을 법인세차감전이익으로 나눠 산출된다.

한경연은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의 절반을 부담할 정도로 이미 법인세수의 상당부분을 부담하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전체법인 수 대비 0.02%에 불과한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의 49.2%를 부담한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일각에서 법인세 인상 대상 기업의 수가 129개에 불과하다며 극소수 기업에만 부과하는 법인세 인상은 문제가 없다는 식의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법인세율 인상이 법인세수 증가로 반드시 이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법인세율을 올린 OECD 회원 6개국 중 포르투갈, 프랑스, 헝가리 3개국의 세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이들 3개국은 2014년 이후 법인세를 인하했거나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법인세 인상은 사실상 징벌적 세금부과와 다름없다”며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던 8개 한국 기업이 최근 3개로 쪼그라들 정도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를 통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법인세율 인상을 재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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