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해결사 ‘콘덴싱보일러’ 관심 고조

11월만 벌써 4번 주의보…난방·건조한 날씨로 기승
일반보일러→콘덴싱보일러 교체 때 차액 80% 지원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 이달 중순 이후 수도권에만 벌써 4번의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다. 중국발 황사와 공해의 유입, 국내 난방 등 연료사용 증가, 건조해진 날씨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심화되는 미세먼지(PM10)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분주하다. 노후 경유차 관리는 물론 이를 대체할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석탄, 화력발전 비중 축소 등 미세먼지의 주원인인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난방분야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콘덴싱보일러’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생산·보급 중인 콘덴싱보일러.

특히, 올해 처음 시행된 ‘가정용 저녹스(低NOx)보일러 보급사업’은 비록 적은 물량에도 불구하고 큰 관심을 끈다. 업계에서는 콘덴싱보일러 보급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인천시와 경기도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저녹스보일러 보급사업은 노후한 일반보일러를 콘덴싱보일러로 교체할 때 차액의 80%에 해당하는 16만원을 국가와 지자체에서 지원한다.

콘덴싱보일러는 일반 보일러에 비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79%까지 줄여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이다. 또 최대 28.4%의 에너지사용량을 절약할 수 있고, 온실효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까지 줄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콘덴싱보일러는 증기가 물로 변화할 때 발생되는 열을 다시 한번 활용하는 고효율 보일러다. 일반보일러와 달리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배기가스의 열을 그대로 내보내지 않고 난방과 온수를 생산하는데 재활용한다. 이 때문에 일반보일러에 비해 에너지사용량이 적고, 질소산화물 배출도 일반보일러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경동나비엔이 1988년 아시아 최초로 콘덴싱보일러를 개발했으며, 뒤이어 여타 국내 업체들도 개발에 성공했다.

유럽에서 먼저 개발된 콘덴싱기술은 이미 1980~90년대부터 각종 지원제도나 의무화정책을 통해 보급됐다. 현재 콘덴싱보일러의 보급률이 90%를 넘어설 정도로 사용이 일반화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이 돼서야 콘덴싱보일러의 장점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반보일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지원책 부족으로 인해 보급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30평형대 아파트 기준 콘덴싱보일러는 연간 평균 20만원 정도의 에너지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 10년 정도인 보일러 수명을 고려하면 사용자에게 경제적인 실익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27일 “난방분야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저감 등 3가지 국가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게 콘덴싱보일러”라며 “모든 보일러 제조사들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니만큼 이 부분에 업계가 함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freiheit@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