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군 정치개입 종지부 찍어야”…김관진 엄정수사 예고

-“국정원ㆍ군 정치관여…정치사 그림자”
-김관진 석방 결정한 법원에도 강한 반발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 구속 피의자들의 잇단 석방으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이 27일 이례적으로 장문의 입장을 내놨다.

수사팀은 27일 A4용지 한 장 분량의 자료를 통해 “(법원이 구속된 피의자의)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다시 따지는 것은 구속 기준을 애매하게 만들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의자 개인별 증거인멸과 도주 가능성은) 본안 재판과정에서 실체 심리를 하는 재판부가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활동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지난 1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두 사람은 법원 결정으로 모두 풀려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5부(수석부장 신광렬)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혐의로 구속됐던 김 전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잇달아 풀어줬다.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낮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검찰 내부에선 법원이 구속 영장을 발부해놓고 10여일 만에 스스로 입장을 뒤집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 향하던 수사가 암초에 부딪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사팀은 “진상 규명에 적극 협조하는 사람은 과감하게 입건유예나 불구속 수사 방침을 세워뒀다”며 “다만 직위와 관여 정도에 비춰 증거에 의해 범죄가 명확히 인정되고, 처벌을 피하려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과 임 전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을 보고 받고 지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세부 내용은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피의자의) 혐의가 명확히 소명되는 데도 처벌을 회피할 경우 더욱 철저하게 기준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야권에서 제기한 ‘정치보복’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법에 따라 진행하는 것일 뿐 정치적으로 편향된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수사팀은 또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과 군이 벌인 정치공작에 대해 “헌법의 원칙을 훼손한 중대 범죄”라며 “한국 현대정치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정보 공작정치와 군의 정치개입에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고 수사 방향을 분명히 했다.

특히 군의 정치개입에 대해 “훨씬 중대하고 가벌성이 높은 범행”이라고 지적하며 풀려난 김 전 장관 등에 대해 향후 엄정 수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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