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제네릭의 힘! 미국시장 넘본다

-대웅 항생제 ‘메로페넴’ 국내 첫 미 FDA 승인
-셀트리온제약 오창공장, 최근 미 FDA 실사 완료
-미 제네릭 의약품 시장 76조원 규모, 매년 성장
-허가 위해선 까다로운 미국 실사 기준 통과해야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내수용이라는 한계에 머물던 제네릭 의약품(복제약)이 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으로 하나 둘 진출에 성공하고 있다. 미국 의약품 시장 진출 분야가 신약, 바이오시밀러에 머물지 않고 국내 제약사가 가장 잘 하는 제네릭 의약품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현재 76조원 규모의 미국 제네릭 의약품 시장을 넘어 ‘제네릭의 글로벌화’ 실현을 위한 초석이 될지 업계의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오리지널 특허 만료만 바라보던 국내 제네릭 시장=제약사가 오랜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의약품을 개발하게 되면 이 ‘오리지널 의약품(신약)’은 최초 개발에 들어간 비용, 시간, 노력 등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일정 기간 특허권을 부여받게 된다. 이 기간 동안엔 다른 제약사가 이와 똑같은 제품인 제네릭 의약품을 제조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고 나면 수 많은 제네릭 의약품이 시장에 출시된다.

이런 오리지널 의약품을 개발해 내는 곳은 주로 글로벌 제약사였고 뒤따라 제네릭 의약품을 만드는 곳은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었다. 특허가 풀린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네릭 제품으로 수 많은 경쟁 제품들과 치열한 전쟁을 벌였던 것이 국내 제약사들의 현실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시장이 20조원 규모라고 하지만 대부분이 신약의 특허가 풀린 뒤 쏟아져 나오는 제네릭에 의한 것으로 똑같은 제네릭으로만 승부를 하다보니 과한 영업활동 등으로 인해 불법리베이트 행위 등이 발생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 ‘메로페넴’ 국내 첫 美 진출 성공=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제네릭 시장이 아닌 미국 제네릭 시장에 진출하는 제약사들이 생기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6년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항생제 ‘메로페넴’의 시판허가를 승인 받았다. 메로페넴은 미국에 진출한 첫 국산 제네릭 의약품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메렘’이 오리지널 의약품이다. 메렘은 전 세계에서 1조원 이상이 팔리는 블록버스터 치료제로 중증 박테리아 감염에서부터 일반 감염에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항생제다. 폐렴, 복부감염, 패혈증, 폐 감염, 박테리아성 뇌수막염, 피부와 신장 감염 등에 많이 사용되는데 항생제 사용시 나타나는 구토 등 부작용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대웅은 국내 공장에서 자체 생산하는 방식이 아닌 미국 의약품 제조품질기준(cGMP)에 부합하는 대만계 CMO(의약품생산대행업체) 공장에서 외주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미 FDA의 승인을 받기 위해선 미 FDA가 정한 의약품 제조품질기준(cGMP)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국내에서 의약품 허가를 위해 식약처가 정한 의약품 제조품질기준(GMP)의 미국 버전인 셈이다.

메로페넴은 지난 4월부터 생산에 들어가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미국 판매가 시작되면서 매출이 나오고 있는데 미국 내 유통은 파트너사를 통해 공급하고 있어 아직 정확한 수치는 파악이 안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카파페넴 계열 항생제는 미국에서 약 1억4500만달러(1650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휴온스ㆍ셀트리온제약도 미 시장 진출 가시화=대웅에 이어 미 제네릭 시장을 뚫은 곳은 ‘휴온스’다. 휴온스는 지난 7월 미 FDA로부터 ‘0.9% 생리식염주사제’ 에 대해 제네릭 품목허가(ANDA승인)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제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호스피라’사의 생리식염주사제로 휴온스는 미 FDA 실사 결과 생물학적으로 동등함이 입증돼 국내 생산 주사제 완제품으로는 처음 미 FDA로부터 ANDA승인을 획득했다고 했다. 보통 생리식염수와 같은 주사제 완제품은 생산설비 및 공정, 제품의 균일도 등에 관한 품질 기준이 엄격해 미 FDA 품목 승인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미 FDA로부터 ANDA 승인 획득 성공에 따라 생리식염 주사제를 미국 의약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사 제품의 품질 및 주사제 생산 시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휴온스는 현재 미국 허가 진행 중인 리도카인 주사제 등 주력 제품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미 FDA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셀트리온제약 역시 미국 진출 준비에 돌입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셀트리온제약의 충북 오창공장이 미 FDA의 공장실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FDA 실사는 전체 공장시설과 해당 의약품 생산라인이 미국 의약품 제조품질기준(cGMP)에 부합한지 살펴보는 것이다. 통상 실사부터 허가까지 6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봤을때 내년 상반기 중 최종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오창공장은 처음부터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cGMP 수준에 맞춰 공장을 설계했기 때문에 순조롭게 미 FDA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빠르면 내년 3월, 늦어도 5월이면 허가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제약은 미 FDA 허가를 받게 되면 아직 국내에서 출시가 되지 않은 제품부터 우선 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76조원 시장, 앞으로도 매년 3%씩 성장하는 ‘기회의 땅’=미국 의약품 시장은 명실공히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다. 약 1255조원에 이르는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미국 시장은 40%에 해당하는 525조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제네릭 의약품 시장은 76조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3.2%씩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연 3%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미 FDA는 세계 최고의 의약품 검사 및 인증 전문기관에 속한다. 즉 미 FDA 허가를 받았다는 건 글로벌 톱 수준의 의약품 수준을 의미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의약품 시장 진출의 발판이 되는 셈이다. 때문에 미국 의약품 제조품질기준(cGMP)는 통과가 매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반대로 cGMP 통과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프리패스라고도 할 수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선 신약 또는 바이오시밀러가 있어야만 가능했다고 생각했던 국내 제약사들에게 또 다른 돌파구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며 “제네릭 의약품 생산 및 판매에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터득한 국내 제약사로서는 미국 제네릭 시장은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