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화산재 구름’ 공포…항공사는 안절부절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발리 아궁 화산이 뿜어낸 ‘화산재 구름’이 상공을 덮으면서, 항공사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섣부른 예측으로 운항을 재개했을 시, 자칫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발리행 항공편을 운항하는 각국 항공사들이 ‘화산재 구름’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이 전했다.

호주 항공사 젯스타는 발리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취소하고 이날 오후 4시경 상황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젯스타 관계자는 “기상 여건에 따라 이번주 더 많은 항공편 취소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항공과 홍콩 캐세이패시픽항공 역시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항공편 운항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제공=AP]

영국 민간항공국(Civil Aviation Authority, CAA)에 따르면 화산재 구름에 포함된 작은 입자들은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워 항공기 운항에 치명적이다.

화산재에 포함된 광물과 작은 암석 조각 등이 녹아 엔진 내 부품에 달라붙으면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터빈 블레이드(회전날개)를 통해 냉각된 공기를 유도하는 수천 개 구멍이 막힐 위험도 있다고 CAA 측은 설명했다.

지난 1982년 인도네시아 갈룽궁 화산 폭발로 상공에 화산재 구름이 깔리면서, 인근을 지나던 영국 여객기 보잉 747의 엔진 4개가 상공 11km 지점에서 모두 정지한 사례가 있다. 2010년에는 아이슬란드 화산 분화로 유럽 비행 노선 대부분이 마비되는 등 항공 대란이 빚어졌다.

화산재로 인한 항공기 외부 손상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CAA는 평상시 비행 속도로 화산재를 통과하는 것은, 항공기 외부를 사포로 문지르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외부 칠이 벗겨져나가는 것은 항공 안전과 직결된 문제는 아니지만, 화산재가 창을 덮쳐 시야를 흐리면서 항공기 제어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아궁 화산은 25일 오후부터 26일 오전 사이 4차례 분화했으며, 현재도 분화구 위 2500∼3000m까지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분화구에 용암이 차올라 붉은빛이 관측되면서 조만간 경사면을 타고 흘러내릴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화산 주변 거주민과 여행객 등 약 10만 명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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