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환자 전립선 뗀 대학병원…“합의금 주지만 흥정은 없다”

[헤럴드경제=이슈섹션] 한 대학병원에서 엉뚱한 환자의 전립선을 제거한 사실이 알려졌다. 수술 후 후유증을 앓고 있는 피해자는 병원 측의 무성의한 사후조치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 8월 A(68) 씨는 혈뇨 증상으로 경기도 수원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조직검사 결과 전립선암 3기라는 진단을 받고 지난달 11일 7시간이 넘는 수술을 통해 전립선 대부분을 제거했다.

그런데 지난 1일 첫 외래진료를 받은 A 씨는 조직 검사 과정에서 자신의 검체가 다른 암환자의 것과 바뀌었다는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A 씨의 몸에서 떼어낸 전립선에서는 암세포가 나오지 않았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엉뚱한 수술을 받은 A 씨는 소변이 줄줄 새는 후유증으로 기저귀를 차고 생활하고 있다. 복부 주변에 다섯 군데의 수술 자국도 남아 있다.

A 씨는 병원 측의 태도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7일 두 아들과 함께 병원 고객상담실을 찾은 A 씨에게 병원 측은 제대로 된 사과 없이 합의금 얘기를 꺼냈다는 것이다.

A 씨 측이 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상담실 직원은 “하여튼 뭐 종합적으로 저희 병원에서 실수로 그렇게 한 부분에 대해서는 병원에서 종합적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도록 할게요”라는 무성의한 사과를 전했다.

이어 “저희 안은 치료비 1000만 원 다 되돌려드리는 걸로 결정했고요. 위자료 성격으로 대략 2000만 원 정도를 제시해드립니다”고 말했다. 직원은 “보호자들이나 이런 분들은 간혹가다 보면 ‘거기에 300만 (원) 더 해봐 그럼 합의할게’(하시는데) 우린 이런 저기는(흥정은) 없습니다. 이미 의사결정 된 거기 때문에”라고 강조했다.

A 씨 가족들은 합의금이 적다는 얘기를 꺼낸 적도 없다고 말했다. A 씨의 아들은 “합의금보다 먼저 책임자의 진정한 사과와 소변이 새는 후유증을 어떻게 해줄 건지 등 건강상의 후속 조치를 안내받을 줄 알고 갔더니 제시한 합의금을 받고 끝내라는 식의 상담이 이어졌다. 마치 ‘우린 이것밖엔 못 주니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져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고 호소했다.

해당 병원 측은 “A씨의 전립선 절제 수술은 병원의 과실이 명백하다”라며 “고객상담실 직원이 상담 기술이 부족해 환자분께서 화가 나신 것도 인정한다. 개선하겠다”라고 해명했다.

병원은 조직검사 과정에서 실수한 병리과를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는 한편, 의료사고 책임을 물어 주치의와 병리과 관계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피해자와 가족들은 의료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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